
미국 국무부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총 10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 판매를 승인했다.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의 발표에 따르면, 이 지원은 두 개의 별도 승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승인은 UH-60 블랙 호크와 AH-64 아파치 등 미국산 헬리콥터 기단을 위한 예비 부품과 수리 서비스에 약 5억 달러가 배정되었다. 나머지 5억 달러에 대해서는 사우디 군에게 제공될 전문 항공 훈련 서비스에 승인이 내려졌다. 이러한 방위 산업 판매 승인은 사우디가 첨단 F-35 전투기 구매에 관심을 표명한 직후에 이루어졌으며, 이는 양국 간 군사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사막은 침묵하지 않는다
중동의 태양은 언제나 뜨겁고, 그 땅의 모래는 모든 발자국을 지워버릴 듯 거세게 몰아친다. 사막의 고요함은 평화가 아니라, 다가올 폭풍 전의 긴장이라는 사실이다. 최근 미국 국무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 3천억 원이 넘는 거액의 군사 지원을 승인했다는 소식은 표면적으로는 헬리콥터 부품을 팔고, 조종사를 훈련시키는 계약서상의 합의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슬람권의 깊은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는 단순한 상거래가 아니다. 이것은 거대한 힘의 이동, 그리고, 사막의 왕자와 서방의 거인이 나누는 은밀하고도 강력한 눈빛 교환이다. 이 거래는 멈춰 있는 기계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을 야망에 기름을 붓는 행위다.
낡은 날개를 위한 5억 달러의 심폐소생술
먼저 이 거래의 첫 번째 껍질을 벗겨보자. 5억 달러가 배정된 곳은 사우디가 보유한 미국산 헬리콥터 기단의 유지보수다. 사우디의 뜨거운 열기와 미세한 모래먼지는 최첨단 기계에게는 죽음과도 같다. UH-60 블랙호크, AH-64 아파치, 거대한 수송기 치누크까지. 이 강철의 새들은 끊임없이 마모된다.
미국은 이들에게 새로운 부품과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중동의 현지인들이 '오래된 우물'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았다. 그들은 새로운 물길을 찾기 전까지, 기존의 우물을 생명처럼 지킨다. 미국은 사우디의 군사력이 녹슬지 않도록, 그들의 '칼'을 계속해서 갈아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는 사우디 군의 작전 능력이 미국의 병참 라인에 깊이 의존하고 있음을, 그리고, 미국이 그 탯줄을 끊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시켜 준다. 무기는 사우디의 것이지만, 그 무기를 살아 숨 쉬게 하는 호흡은 여전히 미국의 손안에 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을 향한 투자
더욱 흥미로운 것은 나머지 5억 달러의 행방이다. 바로 '항공 훈련 프로그램'이다. 중동에서 건물이나 기계보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다. 미국은 단순히 매뉴얼을 건네주는 것이 아니다. 사우디의 조종사들과 정비사들을 직접 가르치고 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소프트 파워'의 이식이다. 미국식 전술, 미국식 사고방식, 미국식 군사 교리가 사우디 군의 혈관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기계는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숙련된 인력은 시간과 관계 속에서만 만들어진다. 이 훈련 프로그램은 양국 군대가 앞으로 수십 년간 떼려야 뗄 수 없는 '형제'와 같은 전우애로 묶이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사막의 전사들이 미국의 교관에게 경례를 붙이는 그 순간, 이미 동맹은 문서 이상의 결속을 다지게 되는 것이다.
사막의 신기루 너머: F-35라는 진짜 목적지
하지만, 이 이야기의 진짜 클라이맥스는 지금부터다. 왜 하필 지금인가? 왜 이 시점에 1조 원의 보따리를 풀었는가? 사우디는 최근 미국에 '하늘의 지배자'라 불리는 F-35 스텔스 전투기 구매를 강력히 요청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만남이 있었다. 이 10억 달러의 승인은, 마치 거대한 결혼식을 앞두고 보내는 값비싼 약혼 예물과도 같다.
F-35는 미국의 전략 자산 중에서도 가장 은밀한 보물이다. 이를 넘겨준다는 것은 완벽한 신뢰 없이는 불가능하다. 미국은 먼저 기존의 헬리콥터 자산을 잘 관리하고 운용할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미국의 군사 시스템과 얼마나 잘 융합되는지를 시험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즉, 이번 지원은 F-35라는 거대한 '용'을 사우디의 둥지에 들이기 위한, 활주로를 닦는 작업인 셈이다.
평화의 도구인가, 전쟁의 예비인가?
10억 달러의 군사 지원, 최첨단 전투기의 도입 논의. 이 모든 것은 중동의 평화를 위한 억지력이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될 것인가? 군사 전문가들은 '상호운용성'과 '동맹 강화'를 말하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것은 인간의 두려움과 힘에 대한 끝없는 갈망이 빚어낸 바벨탑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우디는 이란을 견제하고 지역 패권을 쥐려 하고, 미국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 한다. 두 욕망이 맞물린 곳에 천문학적인 돈과 무기가 오간다. 우리는 이 화려한 무기 거래의 숫자놀음 뒤에, 여전히 불안에 떠는 사막의 영혼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강철 날개는 하늘을 날지만, 진정한 평화는 땅의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