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피형 애착 어머니, PCIT에서 배우다” — 통제보다 공감으로 바뀐 양육의 시작
회피형 애착을 가진 어머니와 36개월 남아의 관계는 오랜 시간 침묵과 거리감 속에 머물러 있었다. 아이는 울음을 통해 관심을 요구했지만, 어머니는 감정적 반응을 피하며 훈육을 통제의 방식으로만 이해했다. 그러나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에서 진행된 16주간의 PCIT(부모-자녀 상호작용치료)는 그 경직된 관계에 작은 균열을 만들었다. 매주 이어진 눈맞춤 훈련과 공감적 언어 연습을 통해, 어머니는 통제 대신 수용의 태도를 배우고, 아이는 불안을 대신해 미소로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정서적 거리감이 이해로 바뀌며 두 사람의 관계는 서서히 회복의 빛을 보였다.
PCIT(Parent-Child Interaction Therapy, 부모-자녀 상호작용치료)는 부모가 직접 참여해 아이의 행동과 정서를 교정하는 상호작용 중심의 심리치료 기법이다. 단순한 관찰이 아닌 실시간 코칭을 통해 부모의 양육 행동을 수정하고, 긍정적 강화와 공감적 반응을 훈련한다. 회피형 애착을 가진 부모는 감정 표현을 어려워하며 자녀의 요구를 피하거나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어,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자기표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때 PCIT는 부모가 감정적 회피 대신 ‘정서적 연결’을 연습하게 하여, 애착 회복의 핵심 통로로 작용한다. 부모는 지시 대신 공감을, 훈육 대신 관계를 배우며 아이의 행동 변화를 직접 경험하게 된다.
“엄마, 나 이거 하고 싶어” — 36개월 남아의 자기표현이 열린 순간
2025년 8월 15일부터 12월 1일까지,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 내 ‘키위방’에서는 매주 1회씩 PCIT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희정 센터장의 지도 아래, 어머니는 아동과 놀이를 통해 상호작용하며 센터 외부 모니터실에서 전문가의 실시간 피드백을 받았다. 초기 세션에서는 어머니가 아이의 감정 표현을 회피하거나 지시적 언어를 반복했으나, 점차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하고 칭찬 언어를 사용하는 모습으로 변화했다. 중기 이후에는 아이가 스스로 놀이를 주도하고, 어머니는 통제 대신 긍정적 주목을 유지하며 상호작용을 이어갔다. 프로그램이 종료될 무렵, 두 사람은 이전보다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치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의 애착 패턴 이해와 변화의 시작
이 어머니는 오랜 기간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성장했다. 가까운 관계에서 정서적 불편함을 느끼면 회피하거나 단절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보호해 왔다. 이러한 애착 패턴은 양육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아이가 울거나 화를 낼 때 즉각적인 위로보다 거리를 두며 “그만해”로 반응했고, 이는 아이의 불안과 의존을 더 깊게 만들었다. PCIT 초기 단계에서 어머니는 자신의 반응이 아이에게 ‘거부’로 해석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깊은 죄책감을 느꼈다. 이희정 센터장은 “감정을 피하지 말고 이름을 불러주라”고 조언했고, 어머니는 서툴지만 “화가 났구나, 속상했지”라는 말을 반복하며 공감의 언어를 연습했다. 그 작은 변화는 아이의 눈빛을 바꾸는 시작이었다.
아이의 자기표현과 순종 향상의 과정
PCIT 프로그램 초기, 36개월 남아는 불안정한 애착의 영향으로 짜증과 울음을 자주 보였고, 지시를 거부하거나 주의를 쉽게 분산시켰다. 그러나 어머니가 공감적 언어를 사용하고 아이의 주도적 놀이를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아이의 반응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거 싫어”, “나 이거 하고 싶어” 같은 자기표현이 점차 늘었고, 훈육 상황에서도 단호한 명령 대신 부드러운 설명이 더 효과를 보였다. 아이는 칭찬과 공감의 반복을 통해 어머니의 말을 신뢰하게 되었고, 감정 폭발 대신 언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프로그램 종료 시점에는 순종과 자발적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으며, 이는 정서적 안정감과 관계적 안전기반이 형성되었음을 보여주는 변화였다.
이번 사례는 회피형 애착 경향을 가진 부모에게 PCIT가 단순한 행동 수정 훈련을 넘어 정서적 회복의 통로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의 정서 안정과 자기표현 증진은 어머니의 감정 조절 능력 향상과 맞물려 나타났다. 즉, 부모의 변화가 아이의 변화를 이끈다는 심리학적 원리가 현실에서 입증된 것이다.
또한 훈육 상황에서의 순종 향상은 두려움이나 강압이 아닌, 신뢰와 예측 가능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결과였다. 본 사례는 향후 유사한 애착 문제를 가진 부모 대상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의 실증적 근거가 될 수 있으며, PCIT가 영유아 정서발달과 애착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부모-자녀 관계의 질이 아이의 사회성, 언어발달, 학습태도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그 효과는 장기적이다.
“사랑의 훈육, 그리고 변화” — 정서 발달과 순종 향상을 이끈 16주의 여정
16주간의 PCIT 여정은 한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를 단순히 ‘훈육의 문제’에서 ‘이해의 관계’로 바꾸어 놓았다. 어머니는 통제 대신 공감을 선택하는 법을 배웠고, 아이는 감정 대신 언어로 마음을 표현하는 힘을 얻었다. 관계의 회복은 완벽한 기술이 아니라 반복된 시도와 포기하지 않는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이희정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장은 “사랑은 통제가 아니라 이해에서 자란다”고 말했다. PCIT는 부모에게 아이의 행동을 바꾸는 방법이 아닌, 마음을 연결하는 법을 가르쳤다. 결국 정서적 회복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에서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