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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칼럼] 68화 군 복귀 전날의 마음으로 다시 걷는 출근길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설렘과 긴장이 함께 스며드는 출근 전야

삶은 책임 속에서 성장의 결을 드러낸다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화면 속에서 되살아난 오래된 감정

12월 1일, 새로운 회사에서의 첫 출근이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직장생활로 돌아가는 만큼 11월 마지막 주는 가능하면 느슨하고 조용하게 보내고 싶었다. 앞으로 이런 여유가 쉽게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하루 종일 마음 한편을 따라다녔다. 

 

하루가 지나고 주말이 가까워지고, 다시 평일이 다가오는 흐름은 유난히 빠르게 흘렀다. 11월 30일 일요일 저녁, 출근 준비를 마치고 조용히 앉아 있던 순간, 오래된 기억이 불쑥 떠올랐다. 바로 군 복무 시절, 휴가 복귀 전날의 감정이었다.

 

2.3초처럼 지나가던 2박 3일

해군 복무 시절, 정기 휴가는 8주마다 주어지는 2박 3일이었다. 그 시간이 왜 그리도 소중했고 또 왜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갔는지 지금도 선명하다. 군인들 사이에서는 흔히 “휴가는 2박 3일이 아니라 2.3초다”라는 말을 주고받곤 했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속 어딘가에는 이미 ‘복귀’라는 두 글자가 그림자처럼 자리 잡았다. 가족과 식사를 할 때도, 친구들과 웃으며 시간을 보낼 때도, 돌아가야 한다는 현실은 늘 마음 한가운데에 무게처럼 남았다. 그 묵직한 감정이 13년 만에 다시 되살아난 순간,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설렘과 긴장이 함께 스며드는 출근 전야

새로운 직장에 가는 설렘은 분명했다. 그러나 다시 책임과 긴장 속으로 들어가는 일상은 마음을 조용히 누르고 들어왔다. 그 무게는 어느새 약한 우울감까지 끌어올렸다. “아… 이 감정, 참 오랜만이다.” 그 순간 혼잣말처럼 마음속에서 문장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 했다. 지금 느끼는 감정 역시 앞으로 다시 걸어가야 할 삶의 일부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조심스럽게 감정을 눌러 담으며 마음을 정돈했다. 그렇게 11월의 마지막 날은 고요하게 지나갔다.

 

의무로 향하던 길과 선택으로 걷는 길의 차이

군 복귀 전날의 무게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의무의 감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출근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내가 선택한 책임의 자리였기 때문이다. 꿈을 잠시 내려놓아야 했던 시기였지만, 그 선택은 현실을 위한 생계이자 앞으로의 삶을 다시 정리해 나가기 위한 과정이었다. 따라서 이번 출근은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시작점에 가까웠다.

 

삶은 책임 속에서 성장의 결을 드러낸다

13년 만에 되살아난 복합적인 감정은 나에게 다시 알려주었다. 살아가는 일은 가볍지 않지만, 그 무게 속에서 우리는 성장의 결을 배운다는 사실을. 출근을 앞둔 밤의 묵직함은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감정조차도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려 했다. 

 

감정은 피할 대상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책임을 ‘억지로 수행해야 하는 의무’로 바라보고 있는가,
아니면 앞으로의 삶을 구성하기 위한 ‘스스로 선택한 과정’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군 복귀 전날의 감정과 다시 맞은 출근 전날의 감정은 비슷하게 느껴졌지만, 그 성격은 완전히 달랐다.

의무로 향하는 길은 마음을 무겁게 만들지만, 선택으로 걷는 길은 비슷한 무게 속에서도 방향을 만들어 준다. 나는 다시 일터로 향한다. 그 길이 때로는 무겁고 어둑하게 느껴질지라도, 그 무게는 내가 선택한 삶의 구성 요소임을 인정하며 걸어가려 한다. 

 

그 길은 결국 내가 원하는 삶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12.06 13:30 수정 2025.12.0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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