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다마스쿠스 1주년: 환희와 불안의 공존

-아사드 떠난 지 1년, 다마스쿠스가 웃으면서 우는 이유.

-12월 8일 혁명 기념일, 시리아의 축제는 왜 불안한가?

-축포와 경보 사이: 다마스쿠스 혁명 1주년의 가장 위험한 두 얼굴.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시간은 참으로 기묘한 속성을 지녔다. 어떤 1년은 찰나처럼 스쳐 지나가고, 어떤 1년은 영겁의 무게로 삶을 짓누른다. 시리아의 심장, 다마스쿠스에 지난 1년은 그 두 가지 속성이 혼재된 폭풍의 시간이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그 지독했던 내전의 포성이 멈춘 지 정확히 일 년. 지금 다마스쿠스는 다가오는 12월 8일, 혁명의 첫돌을 앞두고 역사상 가장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폐허 위에서 피어난 꽃처럼, 도시는 지금 축제 준비로 들썩인다. CNN TURK가 현장에서 전해 온 다마스쿠스의 공기는 완연한 축제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은 단순히 달력의 숫자가 바뀌었음을 기념하는 의례적인 행사가 아니다. 수십 년간 이어진 철권통치와 삶의 터전을 앗아간 전쟁의 공포로부터 마침내 해방되었다는, 살아남은 자들의 뜨거운 안도의 한숨이자 미래를 향한 갈망의 표출이다.

 

거리의 풍경부터 달라졌다. 총탄과 포격으로 얼룩졌던 건물의 외벽은 새로운 페인트로 덧칠해져 과거의 상처를 부지런히 지워내고 있다. 상점마다, 그리고, 집마다 혁명을 상징하는 깃발들이 내걸려 바람에 펄럭인다. 그 깃발 아래서 아이들은 아버지의 어깨에 목말을 타고, 곧 다가올 승리의 행진을 기다리며 해맑은 노래를 흥얼거린다. 

 

한때 죽음의 공포를 알리는 사이렌과 포성만이 가득했던 우마이야 광장에는 이제 희미하게나마 축제를 알리는 음악 소리가 흘러나온다. 너무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평범한 일상의 기쁨, 그 소중한 생기가 도시의 혈관을 타고 다시 돌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웃고, 껴안으며, 드디어 우리가 지옥에서 살아 나왔음을 확인한다. 이 순간만큼은 다마스쿠스가 지상에서 가장 기쁜 도시처럼 보인다.

 

그러나,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짙어지는 법이다. 이 눈부신 환희의 바로 뒷면에는, 미처 다 삼키지 못한 쓴잔처럼 무겁고 차가운 납덩이가 시민들의 가슴 한구석을 짓누르고 있다. 축제의 노래가 잠시 멈춘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북쪽 하늘, 그리고 국경 너머다. 그곳에는 ‘이스라엘’이라는 거대한 불안의 실체가 도사리고 있다.

 

'아사드'라는 구시대의 악몽은 사라졌지만, 그가 남긴 권력의 공백은 새로운 지정학적 긴장을 불러왔다. 시민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자신들이 딛고 선 이 평화의 땅이 얼마나 살얼음판처럼 위태로운지를 말이다. 현장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이스라엘에 대한 불안감’은 막연한 추측이나 기우가 아니다. 그것은 당장이라도 머리 위로 쏟아질 수 있는 실질적인 공포다.

 

활기를 되찾은 카페에서 삼삼오오 모여 혁명의 성과와 자유의 달콤함을 이야기하던 사람들도, 대화의 주제가 국경 너머의 위협으로 옮겨가는 순간 목소리가 급격히 낮아진다. 주변을 살피고, 마른침을 삼킨다. 축제의 안전을 위해 배치된 수많은 보안 병력의 시선조차 도시 내부의 질서 유지가 아니라, 어딘가 모르게 먼 북쪽 하늘을 경계하는 듯 날카롭다. 시장통의 한 상인이 나지막이 내뱉은, “우리는 자유를 얻었지만, 진정한 평화는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혼잣말은 지금 다마스쿠스가 처한 역설적인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대변한다. 피 흘려 쟁취한 오늘의 평화가 외부의 거대한 힘으로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근원적인 두려움이 도시 전체를 휘감고 있다.

 

이처럼 혁명 1주년을 목전에 둔 다마스쿠스의 현재는 극명한 대비 그 자체다. 한쪽에서는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감격의 축포를 준비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또 다른 전쟁의 불씨가 날아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것은 단순히 한 도시의 풍경을 넘어, 복잡하게 얽힌 중동 정세 속에서 진정한 주권과 평화를 찾아가려는 시리아라는 국가가 마주한 가혹하고도 위태로운 현실의 축소판이다.

 

CNN TURK가 다마스쿠스의 심장부에서 목격하고 기록한 것은 바로 이 '공존할 수 없는 감정들의 공존'이었다. 과거의 사슬을 끊어낸 해방감과, 미래의 불확실성이 주는 중압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역사의 현장. 다마스쿠스 시민들은 어쩌면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기쁘면서도 가장 불안한 기념일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사드의 유령을 몰아낸 자리에 새롭게 드리운 이스라엘이라는 긴장의 그림자 속에서, 그들은 오늘도 환희의 노래를 부르며 애써 불안을 달래고 있다. 이 도시의 진정한 봄은 과연 언제쯤 찾아올 것인가. 1주년의 다마스쿠스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작성 2025.12.06 19:19 수정 2025.12.06 19:19

RSS피드 기사제공처 : 중동 디스커버리 / 등록기자: 김요셉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서울 한채 값으로 지방 아파트 700 채.
만보 걷기? 오히려 건강 해칠 수 있다.
별이 된 세기의 유혹자, 브리지트바르도, 누구인가?
자식보다 낫다? 부모님 홀리는 ai의 정체!
직장 내 괴롭힘의 끔찍한 결말
굶지 않고 똥뱃살 빼는 3가지 습관
도가니텅? 사골국? 관절엔 효과없다
허리 통증을 이기는 100세 걷기 비밀
하치노헤시
심박수, 가만히 있어도 100? 돌연사, 위험!
외로움이 돈보다 무섭다!
하치노헤, 여기 모르면 손해!
도심에서 전원생활? 가능합니다. ‘화성파크드림프라브’
겨울 돌연사, 혈관 수축 경고
‘아직도 육십이구나’라고 말하던 국민배우 이순재의 마지막 메시지
가마지천 자전거 위험
암환자의 영양관리/유활도/유활의학
마음속 파장을 씻어내는 방법 #유활 #유활의학 #류카츠
유활미용침으로 젊고 탄력있는 피부를 만드세요
류카츠기치유(流活気治癒) #유활의학 #유활치료원 #우울증해소
덕수궁 수문장체험
스카이다이빙(소라제작)
오토바이와 반려견 충돌 사고 #반려견 #교차로 #충돌사고
엄마가 매일쓰는 최악의 발암물질ㄷㄷ
박정희 시리즈 9
박정희 시리즈 12
박정희 시리즈 11
이병도의 변화에 대한 당시 역사학계의 반응 S #역사왜곡 #역사바로잡기 ..
유튜브 NEWS 더보기

부의 이동심리, 타워팰리스가 던지는 경제적 신호

그대는 소중한 사람 #유활의학 #마음챙김 #휴식

나 홀로 뇌졸중, 생존 확률 99% 높이는 실전 매뉴얼

숨결처럼 다가온 희망. 치유.명상.수면.힐링

통증이 마법처럼 사라지다./유활도/유활의학/유활파워/류카츠대학/기치유

O자 다리 한국, 칼각 일본? 앉는 습관 하나가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

겨울마다 돌아오는 ‘급성 장폭풍’… 노로바이러스, 아이들 먼저 덮쳤다

아오모리 강진, 철도·항만·도심 모두 멈췄다… 충격 확산

경기도, 숨겨진 가상자산까지 추적했다… 50억 회수한 초정밀 징수혁신으로 대통령상 수상

간병 파산 막아라... 경기도 'SOS 프로젝트' 1천 가구 숨통 틔웠다 120만 원의 기적,...

100세 시대의 진짜 재앙은 '빈곤'이 아닌 '고독', 당신의 노후는 안전합니까...

브레이크 밟았는데 차가 '쭉'... 눈길 미끄러짐, 스노우 타이어만 믿다간 '낭패...

"AI도 설렘을 알까?"... 첫눈 오는 날 GPT에게 '감성'을 물었더니

응급실 뺑뺑이 없는 경기도, '적기·적소·적시' 치료의 새 기준을 세우다

GTX·별내선·교외선이 바꾼 경기도의 하루… 이동이 빨라지자 삶이 달라졌다

행복은 뇌에서 시작된다. 신경과학이 밝혀낸 10가지 습관

행복은 뇌에서 시작된다 신경과학이 밝혀낸 10가지 습관

자신을 칭찬할 수 있는 용기, 삶을 존중하는 가장 아름다운 습관

아이젠사이언스생명연, AI 신약 개발 초격차 확보 전략적 동행

제주에서 시작된 건강 혁신, 임신당뇨병 관리 패러다임을 뒤흔든 교육 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