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교수의 제언] 서른아홉 번째 이형주 교수의 이야기 "교육은 시작이 아니라 마무리의 책임이다"

이형주 교수가 말하는 20년 현장 교육이 가르쳐준 ‘유종의 미’의 가치

[이형주교수의 제언]서른아홉 번째 이형주 교수의 이야기 "교육은 시작이 아니라 마무리의 책임이다" 
- 이형주 교수가 말하는 20년 현장 교육이 가르쳐준 ‘유종의 미’의 가치 

[사진]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펼쳐진 경기현장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교육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일랜드의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는 “교육은 양동이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불을 밝히는 것이다(Education is not the filling of a pail, but the lighting of a fire)”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불이 끝까지 꺼지지 않도록 지켜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고되고 긴 시간을 요구한다. 공부든 운동이든, 혹은 삶의 태도이든 배움의 본질은 결국 사람을 바꾸는 일이며, 사람을 바꾸는 일은 언제나 가장 어려운 과업이기 때문이다.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새 노트의 첫 장을 넘기는 일, 처음 체육관 문을 여는 일, 결심의 문장을 입 밖으로 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그러나 마무리는 다르다. 내가 유명한 철학자는 아니지만,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성장은 언제나 마지막 고비에서 갈린다.” 무엇을 하든 끝까지 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마무리를 잘하는 사람, 끝까지 자신을 책임지는 사람이야말로 참된 사람이라고 믿는다. 내가 벌린 일이고, 내가 선택한 일이라면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책임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요즘 젊은 세대에게서 그런 모습을 자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만약 내가 회사의 면접관이라면, 이런 질문을 던질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에서, 끝까지 해낸 일이 무엇입니까?”

나의 교육은 바로 그 마무리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꾸준함과 끈기는 내가 오랫동안 강조해온 교육 철학이지만, 마무리는 그 모든 가치를 완성시키는 또 하나의 중요한 연결고리다. 삶에서 동기부여는 말로 할 수 있지만, 지속은 말로 되지 않는다. 흔들리는 순간마다 다시 중심을 잡아주고, 포기하고 싶은 날에도 한 걸음을 더 내딛게 만드는 일은 결국 관계와 신뢰, 그리고 기다림의 문제다. 

나는 20년 넘게 농구 교육 현장을 지켜오며,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쉽게 그만두고 포기하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보아왔다. 특히 이러한 교육의 어려움은 내 아이 앞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의사의 아이가 가장 늦게 치료받는다”는 말처럼, 교육자의 아이 역시 가장 어려운 대상이 된다.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이 따라주지 않고, 남의 아이에게는 가능했던 기다림이 내 아이 앞에서는 인내로 남지 못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나는 교육이 기술이나 이론 이전에, 끝없는 자기 성찰의 연속임을 다시 배운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마무리를 통해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다. 풀코스 마라톤을 두 차례 완주했고, 몸담았던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폐업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리를 지켰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석사와 박사 과정을 끝까지 마무리했고, 그 결과 지금 교수라는 직함으로 교육 현장에 서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재능보다 끝까지 버텨낸 시간의 힘이었음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내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넘어지는 아이에게는 “괜찮다”고 말해주고, 뒤처진 아이에게는 “너의 속도가 있다”고 이야기하며, 결과보다 과정을 포기하지 않도록 손을 내민다. 모든 아이가 눈에 보이는 성공을 거두지는 않는다. 그러나 끝까지 해냈다는 기억,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경험은 그 어떤 성적표보다 오래 남는다.

미국의 전설적인 농구 코치 존 우든(John Wooden)은 이렇게 말했다.
“성공이란 결과가 아니라, 최선을 다했는지에 대한 자기 만족이다(Success is peace of mind which is a direct result of self-satisfaction in knowing you did your best).”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교육의 목적은 누군가를 앞줄에 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을 끝까지 살아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유종의 미란 화려한 결승선이 아니라,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켜낸 한 사람의 태도다. 교육은 분명 힘들다. 그러나 그 어려움 속에서 한 사람이 스스로를 완성해가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그 믿음 하나로, 오늘도 다시 교육을 선택한다.

[사진] 경기를 통해 유종의 미의 가치를 배우는 자리 

#사진 - 한기범농구교실, 이형주 교수 제공

작성 2025.12.15 01:22 수정 2025.12.15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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