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은유법 설명의 대표적인 시 <내 마음은 호수요>를 외우겠다고 말씀드렸지요. 출퇴근 차 안에서 그리고 저녁에 책상에 앉아있으면서 읊조렸습니다.
이 시를 외워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첫 행 때문이었습니다. 잔잔한 호숫가에 일렁이는 흰 물결처럼 부서질지언정 사랑하는 이를 향해 달려가는 고백이 아름답게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외우면 외울수록 마음 한편에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결국 마지막은 이별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그렇게 부질없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연말이라서일까요. 아니면 다시 한 번 뜨거워지고 싶은 겨울을 나는 중년 남자의 마음 때문일까요. 문득 김동률의 노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의 한 구절이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널 사랑하는 게 내 삶에 이유란 말야”
이 가사 구절이 유난히 애절하게 다가오던지요. 갑자기 이별로 끝나는 <내 마음은 호수>의 마지막행을 덧붙여 다시 사랑을 ‘반복‘하고 싶어졌습니다.
시인은 사랑의 시종을 호수, 촛불 나그네, 낙엽을 들어 표현했지요. 저 역시 저만의 은유대상을 고민해봤습니다. 변치 않는 소나무? 다시 일어서는 오뚜기? 진부합니다.
뭔가 다른 표현 없을까. 고민하다가 또 다시 찾아오는 연말. 그리고 새해. 또 왔네? 로 이어지다가 불쑥 ‘각설이’가 떠오릅니다. 한자로 ‘깨달을 각(覺). ’말씀 설(說)‘. ’이치 리(理)‘입니다. 원효대사가 처음 쓴 걸로 추측되는 이 단어는 ‘깨달음을 전하는 말로서 이치를 알려 준다’는 뜻입니다.
저는 각설이를 다시 사랑하는 것, 다시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이치임을 깨달은 존재로 해석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시의 5행을 채워 넣었습니다.
내 마음은 각설이요.
죽지도 않고 또 왔소
그대 나를 박대하지 마오
찰나같은 인생 깨달은 단 하나
이젠 그대만을 위한 타령을 부르리로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뭔가 뿌듯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내에게 이 ‘다시 쓴 〈내 마음은 호수〉’를 외워서 들려줄까 고민 중인데요. 과연 낭만이 될지, 부부싸움의 불씨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시 한 수 외워보고 다시 써보느라 유쾌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러분의 일상에도 읽고 쓰면서 웃음짓는 순간이 많아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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