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만함은 병명이 아니라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였다
아이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폭발할 때 우리는 흔히 진단명부터 떠올린다. ADHD라는 이름은 설명을 제공하지만, 모든 해답을 주지는 않는다. 특히 부모의 이혼이라는 큰 사건을 겪은 아이에게 행동 문제는 단순한 주의력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정서와 관계, 환경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다.
흥미롭게도 이런 관점은 현대 심리학만의 것이 아니다. 동양의 전통 의학 문헌에서도 아이의 산만함과 분노, 불안은 몸과 마음, 그리고 양육 환경의 조화가 깨졌을 때 나타나는 징후로 해석해 왔다. 지금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이 아이의 행동을 고쳐야 하는가, 아니면 아이가 놓인 관계의 흐름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가.
이혼 이후, 아이의 정서와 기혈은 어디로 흐르는가
중의학과 한의학에서는 소아를 ‘미성숙한 존재’로 본다. 『황제내경』에서는 아이를 “장부가 아직 충실하지 않고, 외부 자극에 쉽게 흔들리는 존재”로 설명한다. 이는 현대 발달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조절 능력의 미성숙과 닮아 있다. 특히 정서적 스트레스는 간(肝)의 기운 흐름과 연관되어 설명돼 왔다.
부모 갈등이나 이혼과 같은 환경 변화는 아이에게 지속적인 긴장을 유발하고, 이는 행동의 불안정으로 드러난다고 해석한다. 물론 이는 병리적 진단이 아니라 관계와 환경을 함께 보라는 통합적 관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ADHD와 이혼가정 아동의 문제는 단일 원인이 아니라, 정서·관계·환경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PCIT는 행동치료가 아니라 관계를 바로잡는 과정이다
서구 심리학에서 PCIT는 부모-자녀 상호작용을 핵심 치료 변수로 본다. 쉴라 아이버그가 개발한 PCIT는 아이의 행동을 직접 교정하기보다, 부모의 반응 방식을 바꾸는 데 초점을 둔다. 이는 동양 의학의 “아이의 병은 양육자의 손에서 시작된다”는 전통적 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소아 질환을 다루며 보호자의 태도와 환경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현대 연구에서도 이 일치는 확인된다. Journal of Clinical Child & Adolescent Psychology에 실린 메타분석은 PCIT가 ADHD 아동의 문제행동 감소와 부모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임을 보고했다. 이 효과는 특히 가족 구조 변화가 있는 가정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방병원 부설 정신건강발달센터에서 PCIT가 중요한 이유
한방병원 부설 정신건강발달센터는 이러한 통합적 접근이 가능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PCIT는 단독 기술이 아니라, 아이의 정서 상태와 부모의 양육 태도를 함께 조율하는 핵심 축으로 작동한다. 중요한 점은 PCIT가 한의학적 치료를 대체하거나 보조 효과를 단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부모-자녀 관계를 안정시키는 과정이 아이의 정서적 부담을 줄이고, 전반적인 발달 환경을 정돈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한의학이 오랫동안 강조해 온 ‘환경과 사람의 상호작용’이라는 관점과도 연결된다. 결국 아이의 행동을 단속하는 것보다, 아이가 놓인 흐름을 바로잡는 것이 더 지속적인 변화를 만든다.
ADHD와 이혼가정이라는 조건은 아이의 한계를 말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아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동양 의학이든 서구 심리학이든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하다. 아이는 혼자 변하지 않는다.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변한다. 한방병원 부설 정신건강발달센터에서 PCIT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몸과 마음, 관계를 나누지 않고 함께 바라보는 접근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고치려는 노력이 아니라, 관계를 회복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 지점에서 아이의 미래는 다시 열리기 시작한다. 아이의 행동 문제를 단순한 진단이나 훈육의 실패로만 보지 않기를 권한다. 한방병원 부설 정신건강발달센터와 같이 통합적 접근을 시도하는 기관에서 PCIT 정보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의 변화가 아이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직접 경험해 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