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박물관이 전시 개편 과정에서 발생한 전시물을 단순 폐기하지 않고 새로운 공공 자산으로 되살리는 행보에 나섰다. 박물관은 2025년 12월 17일, 국립인천해양박물관에 전시 모형 2점을 무상 기증하는 기념식을 열고, 문화 자원의 지속 가능한 활용을 공식화했다.
이번에 기증된 전시물은 그동안 한성백제박물관 상설 제2전시실에서 관람객을 만나온 ‘고대의 배’ 모형 2점이다. 각각 돛의 수가 다른 쌍범선과 단범선 형태의 당도리선 모형으로, 백제의 해상 활동과 대외 교류를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된 자료다.

이 모형은 고고학적 발굴 성과와 국내외 문헌 자료를 종합해 복원된 것으로, 백제가 일찍이 해양으로 진출해 중국 남조와 교역을 전개했던 역사적 위상을 설명하는 데 핵심적인 보조 전시물로 활용돼 왔다. 단순한 모형을 넘어, 고대 동아시아 해양 네트워크 속 백제의 위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교육 자료라는 평가도 받아왔다.
박물관의 이번 기증 결정은 2026년 6월 재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상설전시실 개편 공사와 맞물려 이뤄졌다. 전시 개편 과정에서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전시물을 폐기하는 대신, 새로운 공간과 맥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이다.
앞서 한성백제박물관은 지난 9월, 기존 전시물인 선사시대 디오라마를 재가공해 관람객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대형 디오라마를 인물 피규어 형태로 재탄생시켜 추첨을 통해 제공했으며, 박물관의 기억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번 ‘고대의 배’ 모형 기증 역시 이러한 자원 활용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기증 대상 전시물이 해양사를 전문으로 다루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의 전시 주제와 정확히 부합한다는 점에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증된 배 모형은 앞으로 인천이라는 해양 도시의 맥락 속에서 새로운 관람객을 만나게 된다. 이를 통해 백제의 해상 교류사가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조명되고, 전시물의 교육적 가치 또한 확장될 전망이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공공 문화 자산의 생애 주기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박물관 운영 모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시 개편, 기증, 재활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ESG 경영을 실천하는 공공 문화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성백제박물관의 ‘고대의 배’ 모형 기증은 전시의 종료가 곧 역할의 끝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문화 자산을 공유하고 확장하는 방식의 박물관 운영이 앞으로 공공 문화 행정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