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국가적 재난으로 떠오른 가운데, 인천 청라국제도시만은 예외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아이들이 없어 학교가 문을 닫는 지방과 달리, 이곳은 보낼 학교가 부족해 학생들이 매일 아침 '원거리 통학 전쟁'을 치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 청라 내 '인천00고' 지원자만 모집 인원보다 200명 이상 많아...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우리 동네 학교"
청라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 가장 큰 화두는 단연 '고교 배정'이다.
현재 청라 내에는 청라고, 초은고, 해원고 등 3개의 일반고가 운영 중이지만, 특히 해원고의 경우 과밀의 정도가 유독 심하다. 인천 해원고는 2026년 선호도 조사 기준으로 모집 정원이 284명이나 지원자수가 528명으로 과밀정도가 244명이나 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해원고가 청라내 유일한 남녀공학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5단지 지역의 유일한 학교이기 때문일까?
청라고와 초은고는 각 남학교와 여학교이고 모두 청라 1단지에 소재하고 있다. 그 외 청라 2,3,4,5,6,단지를 통틀어서는 인천해원고가 유일한 남녀 공학 고등학교이다. 초은고는 과밀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선호도조사에서 88명이 부족하였으나 청라고의 경우는 75명의 과밀정도가 확인되었다. 해원고에 합격하지 못할 경우 남학생은 대부분 청라 밖으로 고등학교를 다녀야 한다. 청라 5~6단지 지역에서 서인천고나 대인고, 가정고로 배정이 될 경우 왕복 2시간 정도를 통학시간에 소비해야 한다.
◆ '청라 5단지'의 비명... 수천 세대 사는데 고등학교는 단 한 곳뿐
가장 큰 불만이 터져 나오는 곳은 청라 5단지 일대다. 5단지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어 학생 수가 압도적으로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용 가능한 고등학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5단지 인근에는 고교 예정 부지가 존재하지만, 과거 사립학교 이전 논의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수년째 공터로 방치되거나 개발이 늦어졌다. 이로 인해 5단지에 거주하는 신입생들은 바로 집 앞 학교를 두고도 왕복 1~2시간이 걸리는 서구 타 지역이나 심지어 다른 구로 통학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러한 사정을 먼저 알아챈 사설업체에서 청라지역에서 대인고등학교나 서인천고등학교, 가정고등학교로 통학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등교 셔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빠르게 선점하지 못하면 자리가 마감되어 이용할 수가 없다. 하교 셔틀은 지원하지 않으며 월마다 비용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지자체에서 이러한 셔틀지원을 하지 않기에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등교 셔틀 사설 업체가 있는 것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주민들이다.
◆ 2027년 '청라4고' 개교 예정...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지적도
다행히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가칭 '청라4고(도담고)'가 오는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현재 건립 절차를 밟고 있다. 이는 2013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청라에 들어서는 고등학교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학교 하나가 신설된다고 해서 이미 비대해진 청라의 학령인구를 모두 수용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또한 현재의 중학교 한 주민은 "6단지 등 추가 입주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학교 신설 속도가 인구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학교가 필요한 아이들은 결국 3년 내내 원거리 통학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인천시교육청은 학군을 세분화(기존 3학군→6학군)하여 원거리 배정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으나, 근본적인 '교실 부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청라의 고교 부족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