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사랑의 떨림을 기록한 시집이 독자 앞에 놓였다. 첫사랑의 떨림을 기억하는 순간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간직한 첫사랑의 기억을 조용히 불러낸다. 말하지 못했던 고백과 전하지 못한 마음을 시와 이미지로 풀어낸 이 책은 감정의 시작과 끝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첫사랑의 떨림이라는 감정은 시간이 흘러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 시집은 그 보편적인 감정을 개인의 언어로 재구성한다.
책은 처음 사랑을 느꼈던 순간에서 출발한다. 창밖의 햇살, 손끝의 접촉, 노을 아래의 침묵 같은 장면들이 짧은 시로 이어진다. 각 시는 열두 줄 안팎으로 구성돼 읽는 흐름이 빠르다. 그러나 감정의 여운은 길게 남는다. 첫사랑의 떨림을 기억하는 순간들은 설렘과 망설임, 그리고 조용한 이별까지 한 계절처럼 펼쳐진다. 독자는 자신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겹쳐 보게 된다.
이 시집의 또 다른 특징은 수채화 이미지다. 모든 시에는 9대16 비율의 이미지 프롬프트가 함께 구성돼 있다. 시가 머무는 장면을 시각적으로 확장한다. 글과 이미지는 경쟁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을 보완하며 하나의 영상처럼 흐른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독자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첫사랑의 떨림은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로도 전달된다.
저자 신은숙은 자연과 감정을 기록해온 창작자다. 계절의 변화와 사람의 마음을 문장으로 포착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작가의 시선은 일관된다. 과장된 표현보다 담백한 언어를 선택한다. 그래서 감정은 더 선명해진다. 첫사랑의 떨림을 기억하는 순간들은 누군가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있었던 처음의 감정에 가깝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은 성숙해진다. 눈물이 나도 좋았던 사랑, 돌아서면 흐르던 눈물 같은 시편들은 사랑의 끝을 담담히 바라본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그 시절의 감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메시지가 남는다. 에필로그에서는 사랑이 끝나도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문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결론처럼 읽힌다.
첫사랑의 떨림을 기억하는 순간들은 시집이지만 기록에 가깝다. 개인의 기억을 통해 독자의 감정을 건드린다. 조용히 읽히지만 오래 남는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감정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 이 책은 제 역할을 다한다. 첫사랑의 떨림은 그렇게 다시 현재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