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를 찾아서 - 담양, 광주

한민족이 잊어 버린 음악가 - 박동실, 정율성

단만 남은 정율성의 동상 자리

 

 독립운동가 고하 송진우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가, 친절한 해설사 덕에 박동실이라는 판소리 명창을 알게 되었다. 일제강점기 일제가 서슬 퍼렇게 독립운동과 관련된 어떤 움직임도 못하게 막던 시절, 박동실 명창은 ‘열사가’를 만들며 독립운동을 했다. 

 

 이준 열사, 유관순 열사,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의 이야기를 담은 판소리이다. 음악은 그 음악을 공유하는 문화권의 언어와 닮아 있는 경우가 많다. 랩이 흑인들 특유의 말투와 억양 강세를 잘 담은 노래인 것처럼 판소리 중 동편제는 전라도 말 특유의 걸쭉함이 녹아 있는 노래이다. 아리랑을 들어 보면 지역별 말투에 따라 다른 분위기의 노래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 노래로 독립하던 박동실을 현대 우리는 모른다. 왜냐하면 월북했기 때문이다. 독재 시절 반공만 존재하고 항일은 무시하던 긴 암흑기가 있었다. 간첩 이야기는 해도, 일제강점기 친일부역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공개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래서 교과서에 친일파 문학 음악은 실려도, 독립운동가 중 월북하거나 공산주의와 관련한 어떤 인물이 만든 작품이면 언급이 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가 민주 정권이 되면서 항일 운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움직임이 있었고, 잊혔던 많은 예술가가 한국인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 음악 판소리는 이미 뽕짝이라던지 포크송 등 외래 음악이 자리를 차지해서 돌아오기 힘들었다. 그래도 국악 중고등학교를 만들고, 젊은 생각 있는 국악인 덕분에 판소리가 조금씩 돌아오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은 ‘노’라는 전통극을 도시락을 먹으면서까지 본다. 그게 자기들 전통을 지키는 방식이다. 우리도 판소리 완창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담양 옆 광주에도 잊혀진 대단한 독립운동가이자 음악가가 있다. 광주 삼일운동의 시작이 되었던 양림마을에서 태어난 정율성이라는 음악가이다. ‘律成’ 이라는 이름처럼 음악으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바꾼 이름이다. 의열단의 조선간부혁명학교를 수료하고 독립운동을 하던 중, 음악적 재능을 키우기 위해 노신 음악학교에서 공부한다. 졸업 후 가르치는 일도 했고, 독립운동을 위한 다양한 곡을 작곡했다. 

 

 이런 독립운동가의 음악을 우리가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은 해방 후 중국에 남았기 때문이다. 독립운동 중 중국 여인과 결혼했고, 해방했지만 남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런 연유로 반공만 알고 항일은 모르는 이들이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다. 정율성의 생가가 있던 동네가 아파트를 지으며 정율성을 기리는 거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동상을 세웠다. 그러나 역사를 잘 모르는 이들이 그의 흉상을 쓰러뜨렸다.(https://www.chosun.com/national/incident/2023/10/14/ISKO5BDOS5EPXE7QPSTQODWU6A/) 

 필자가 방문했을 때, 단만 있고 동상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독립운동은 사라지고 반공만 남은 독재 시절의 잔재라고 생각한다. 해방 후 반민족특별위원회는 친일부역자 때문에 철저히 실패했다. 프랑스는 아직도 나치 부역자를 처벌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아직도 나치 전범을 세계 끝까지 찾아서 법정에 세운다. 

 

 프랑스는 처단과 청산(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7194.html)이라는 말로 지식인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작가 카뮈는 강력하게 청산을 주장하며 이렇게 말했다. 

 “비록 인간의 정의가 너무나 불완전다하고 해도, 인간의 정의를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선택이다. 우리는 정직함을 필사적으로 견지함으로써 그 불완전함을 교정하고자 한다.”

 

 또 카뮈는 이렇게도 말했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은 어리석은 것이다.’

 정의를 세우기 위해 의병과 독립운동가는 자기 목숨을 걸고 싸웠다. 그런 이들의 바른 뜻이 실현되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자기 이익을 위해 기회주의적으로만 살던 이들이 지배하는 사회는 정의가 서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선진국이 쉽지 않지만, 부역자들을 끝까지 처벌하기로 결심한 것 같다.

 

 처벌받지 않은 역사를 보고 2024년 12월 3일 현직 대통령이 무리하게 계엄을 선포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만약 앞서서 계엄을 일으킨 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았다면, 우리는 2024년 12월 3일부터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공포에 떠는 경험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시작은 해방 후 친일부역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은 것에서 시작한 것이라 생각한다.

 

작성 2025.12.30 13:22 수정 2025.12.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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