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경제의 실핏줄인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5.4조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단순히 버티기 식 지원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는 29일, 소상공인의 자생력 강화와 경영 정상화를 골자로 한 '2026년 소상공인 지원사업·융자 통합 공고'를 조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디지털 격차 해소'와 '지역 상권의 글로벌화'로 요약된다.
역대 최대 5.4조 투입… "AI가 소상공인 경쟁력이다"
내년도 소상공인 예산은 사상 최대치인 5.4조 원으로 확정됐다. 이 중 예비 창업자와 기성 사업자를 위한 직접 지원 사업은 26개 분야, 총 1조 3,41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64% 이상 폭증한 수치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AI 활용 지원사업의 신설이다. 총 144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소상공인이 제품 개발이나 고객 응대, 서비스 공정에 AI 기술을 접목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제 소상공인도 첨단 기술의 수혜자가 되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경영안정바우처' 도입… 영세 소상공인 고정비 부담 덜어준다
내년에도 고물가·고금리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을 위한 직접적인 안전망이 가동된다. 연 매출 1.04억 원 미만의 영세 소상공인 약 230만 명에게는 1개사당 최대 25만 원 한도의 '경영안정바우처'가 지급된다. 이는 전기·가스요금 등 필수 공과금과 4대 보험료 납부에 사용할 수 있어 현장의 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폐업의 기로에 선 소상공인을 위한 '희망리턴패키지' 예산도 3,056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점포 철거비 지원 한도는 기존 4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상향됐으며, 재창업 시 자부담 비율을 50%로 대폭 낮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한다.
금융 문턱 낮추고 지역 상권에 숨을 불어넣다.
금융 지원 정책 역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 총 3조 3,62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은 비수도권과 인구 소멸 지역 소상공인에게 60% 이상 우선 배정된다. 해당 지역 사업자에게는 0.2%p의 금리 인하 혜택도 제공된다.
소상공인을 위한 대환대출 한도 파격 상향
또한, 가계대출을 사업 자금으로 사용해온 소상공인들의 특성을 고려해 대환대출 한도를 기존 1,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파격 상향했다. 토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한 대리대출 신청도 가능해져 비대면 금융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은 5.5조 원 규모로 발행된다. 특히 지역 특유의 문화를 녹여낸 '글로벌 상권'과 '로컬거점 상권' 육성 사업을 통해 동네 빵집이나 식당이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2026년은 소상공인이 AI와 디지털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고 새로운 성장의 시대를 여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2026년 통합 공고는 소상공인들이 단순한 생계형 자영업자에서 벗어나, 기술과 문화가 결합된 '기업가형 소상공인'으로 도약할 수 있는 이정표를 제시했다. 지원 절차의 디지털화와 예산의 대규모 증액이 맞물려 위기 극복의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