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인천지방법원에 접수되는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이 역대급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전문적인 사법 서비스를 제공할 ‘인천회생법원’ 설치 논의는 지지부진해 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통계로 본 인천의 비극... 서울·수원 이어 전국 최상위권
대법원 통계 월보와 각급 법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인천지방법원의 개인도산 접수 건수는 전국 법원 중 서울회생법원과 수원회생법원에 이어 세 번째(혹은 부산과 더불어 최상위권)를 다투고 있다.
2024년 기준 신청 건수 비교(추산)하면 서울회생법원(약 3만 건), 수원회생법원(약 1.5만 건)에 이어 인천지방법원은 약 1.1만~1.2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이번에 회생법원 설치가 확정된 대구, 대전, 광주(각 약 5천~8천 건 내외)보다 월등히 많은 수치다.
2025년 상반기에 이미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자영업자가 많은 인천 지역 특성상 전년 대비 신청 건수가 약 10~15% 이상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 왜 인천에만 신청자가 몰리나?
전문가들은 인천의 경제적 구조가 부채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인천은 중소 제조업체와 자영업 비중이 높고, 최근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 및 이른바 ‘영끌·빚투’ 실패 사례가 남동공단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배후 도시로서 급격한 인구 유입(300만 돌파)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사법 인프라는 20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 ‘인천 패싱’ 논란... 광주는 되는데 인천은 왜?
가장 큰 이슈는 법 개정 과정에서의 ‘인천 제외’다. 지난 2024년 국회를 통과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2026년 3월 1일부터 대구, 대전, 광주에는 전문 회생법원이 설치된다.
하지만 인천은 신청 건수가 이들 지역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설치 대상에서 빠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치권과 법원행정처가 ‘지역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지방 거점 도시를 우선 고려하면서, 정작 업무량이 폭주하는 인천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회생법원 부재가 낳는 심각한 문제점
전문 회생법원이 없는 인천지방법원의 경우, 일반 민·형사 재판부와 업무를 병행하거나 순환 보직으로 인해 전문성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 전문 회생법원의 경우 도산법 전문 법관이 3~5년 이상 장기 근무하며 전문성이 축적되지만 일반 지방법원의 경우 보통 2년마다 민사, 형사, 회생 등으로 보직이 순환되기 때문에 업무에 숙련될 즈음 교체가 되는 일이 잦다. 또한, 회생법원의 경우 자체적인 ‘실무준칙’을 제정하여 최신 경제 상황을 빠르게 반영하게 되지만 일반 지방법원은 대법원 표준 지침을 따르며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변화가 느리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처리기간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전문법원(서울·수원)은 접수부터 개시 결정까지 평균 3~4개월이 소요되지만, 인천은 인력 부족으로 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천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인천 시민들은 똑같은 세금을 내고도 전문화된 사법 서비스를 받지 못해 경제적 재기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며, “2027년 예정된 인천고등법원 개원과 발맞추어 인천회생법원 설치 법안도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