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다음에 남는 질문
남녀가 만나 연애를 하고, 그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보인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선택 앞에 서는 순간, 질문의 결은 달라진다.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지, 서로의 다름을 감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선택이 개인을 넘어 가족과 삶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게 된다. 결혼은 사랑으로 시작되지만, 사랑만으로 유지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타국에서 만난 한 가장의 얼굴
회사 창고에서 자주 마주치던 네팔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가 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나눈 짧은 인사로 시작된 관계는 어느새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한국에 온 지 5년, 현재 회사에서 근무한 지는 1년이 넘었고, 나이 또한 같았다. 그는 한국에서 아내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고, 아내는 임신 중이었다. 말수는 적었지만, 곧 아버지가 될 사람 특유의 책임감과 설렘이 얼굴에 묻어 있었다.
결혼을 결정짓는 기준이라는 것
대화 중 문득 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네팔에도 띠 문화가 존재하며, 결혼을 결정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했다. 말띠와 닭띠는 궁합이 좋고, 그래서 배우자로 선택했다는 그의 말은 인상 깊었다.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도 결혼 앞에서는 ‘조건’이라는 기준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조건은 계산이 아니라 고민의 흔적이다
이 이야기는 외국인만의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결혼을 앞두고 성격, 가치관, 경제적 여건, 가족 분위기 등 수많은 조건을 떠올린다.
겉으로는 조건을 보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과 필요조건을 품고 있다. 이는 계산이라기보다, 함께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책임감에 가깝다.
조건을 넘어서는 선택
과거에는 배우자를 위해 많은 조건을 마음속에 세워두고 기도했다. 그러나 그 조건들로 설명되지 않는 사람이 삶에 들어왔다. 지금의 배우자다. 예상과 다른 부분도 있었고, 부족해 보이는 지점도 있었지만,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었다.
조건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버틸 수 있는 마음,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 그리고 삶을 함께 책임지겠다는 결심이라는 사실을 관계 속에서 배우게 되었다.
문화는 달라도, 결혼의 무게는 같다
네팔에서 온 동갑내기 동료와의 짧은 대화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문화와 언어가 달라도, 사람이 평생의 배우자를 선택할 때 고민하는 지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표현과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가 ‘잘 살아가기 위해’ 기준을 세우고 선택을 내린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결혼을 앞두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무엇인가.
결혼은 사랑만으로도, 조건만으로도 완성되지 않는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겠다는 선택이 쌓일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외국인 노동자의 한마디는 결혼이라는 선택이 특정 문화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 보편의 고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조건이라는 단어 뒤에는 계산이 아니라 책임이, 비교가 아니라 삶의 무게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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