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최서단의 섬으로 알려진 요나구니(与那国) 섬에는 화려한 리조트나 인공 시설 없이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해변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나마하마(ナーマ浜)’는 일본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한 해변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조용하고 원초적인 자연 풍경으로 여행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나마하마는 요나구니(与那国) 섬 서부, 쿠부라(久部良) 집락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옆에는 ‘페리 요나구니’가 입출항하는 쿠부라항 페리 터미널이 있어 접근성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섬의 중심부나 요나구니 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내외면 도착할 수 있으며, 일본 최서단이라는 지리적 상징성 덕분에 섬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들르는 장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이 해변의 가장 큰 특징은 공식적인 해수욕장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요나구니 섬 전체에는 행정적으로 관리되는 지정 해수욕장이 없으며, 나마하마 역시 마을 차원에서 유영을 허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바다에 들어갈 경우 모든 활동은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 하에 이루어진다.
특히 조금만 연안에서 벗어나도 조류의 흐름이 빠르게 바뀌는 지역적 특성이 있어, 현지에서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구조 인력이나 감시 체계가 없는 만큼, 무리한 수영이나 단독 행동은 삼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마하마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곳이 지닌 자연의 순수성 때문이다. 해변에는 고운 백사장이 길게 이어지며, 파도는 비교적 잔잔해 산책이나 해변 휴식에 적합하다. 얕은 수심의 연안에서는 산호와 열대어가 관찰되며, 바다 상태가 안정적인 날에는 간단한 스노클링을 즐기는 여행자들도 있다. 다만 이 역시 안전 장비 착용과 2인 1조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필수다.
나마하마는 ‘일본에서 가장 늦게 해가 지는 장소 중 하나’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해변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서쪽 끝자락이라는 지리적 조건 덕분에 유난히 길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순간은, 이곳을 찾는 이들이 가장 오래 기억하는 장면으로 꼽힌다. 해변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서쪽끝 곶 이리사키(西崎)**의 ‘일본 최서단의 비(碑)’ 역시 함께 둘러보기 좋은 명소다.
해변 인근 도로에는 특이한 구조물인 ‘텍사스 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이는 방목되는 소나 요나구니마(与那国馬)가 집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 운이 좋을 경우 해변 근처에서 요나구니마가 물가에 몸을 담그는 모습을 목격할 수도 있다. 이러한 풍경은 다른 관광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요나구니만의 일상이다.
편의시설은 매우 제한적이다. 화장실은 마련돼 있으나 샤워실이나 탈의실은 없다. 이는 나마하마뿐 아니라 요나구니 섬 전체의 공통된 특징으로, 여행자들은 숙소를 거점 삼아 수영복 차림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여름철에는 강한 일사와 함께 해파리, 특히 하부쿠라게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현지에서는 스노클링 시 구명조끼와 웻슈트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나마하마는 일본 최서단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인위적인 개발 없이 유지되는 자연 해변의 가치를 보여주는 장소다. 지정 해수욕장이 아닌 만큼 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그만큼 조용하고 깊이 있는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 요나구니(与那国)의 본질을 체감하고자 하는 여행자에게 의미 있는 목적지다.
나마하마는 편리함보다 자연을, 안전장치보다 책임 있는 선택을 요구하는 해변이다. 일본의 가장 서쪽 끝에서 마주하는 바다와 석양은, 화려함 없이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요나구니(与那国)를 찾는 이유가 ‘끝에 서 본다’는 경험이라면, 나마하마는 그 여정의 마지막이자 가장 상징적인 장소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