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나돌루 에이전시(AA)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내 군사력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투표에서 민주당뿐만 아니라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지며 해당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끌어냈다. 하지만, 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의회가 이를 뒤집기 위한 압도적 다수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소식은 행정부의 독자적인 해외 군사 개입에 제동을 걸려는 입법부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정치적 갈등을 조명하고 있다.
백악관의 '총'에 맞선 의회의 '방패':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출병, 브레이크가 걸리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워싱턴 D.C.의 새벽, 미국 의사당의 거대한 돔 아래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를 시험하는 조용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백악관의 주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의 화약고 베네수엘라를 향해 '군사 옵션'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고, 의회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전쟁 권한법'이라는 헌법적 방패를 꺼내 들었다.
최근 상원에서는 이 방패를 실전 배치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 통과되었다. 그런데, 이 결과 뒤에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반전이 숨어있다. 대통령과 같은 배를 탄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에게 'No'라고 외친 것이다. 이 사건은 단순히 먼 나라의 전쟁 이야기가 아니다. '국가의 칼자루는 누가 쥐여야 하는가?'라는, 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이 흥미진진한 권력 투쟁의 무대 뒤로 당신을 초대한다.
왜 상원은 대통령의 칼을 빼앗으려 하는가
지금 미국의 정치 심장부에서는 '힘의 균형'을 둘러싼 치열한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그 중심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베네수엘라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독재와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는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의 판단만으로 전쟁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의회는 이를 '제동 없는 폭주'로 받아들였다. 미국 헌법은 전쟁 선포 권한을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 대통령의 독단적인 군사력 행사를 막고, 국민의 대표인 의회와 상의하여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라는 헌법 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정신을 구체화한 법이 '전쟁 권한법(War Powers Act)'이다. 이번 상원의 움직임은 바로 이 법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군사 행동에 법적 족쇄를 채우려는 시도였다. 이는 마치 회사의 CEO가 이사회(의회)의 동의 없이 회사의 운명을 건 무모한 투자(군사력 행사)를 강행하려 할 때, 이사회가 사규(전쟁 권한법)를 들어 이를 막으려는 것과 흡사하다.
예상치 못한 공화당의 '반란', 그리고 52대 47의 승리
상원에서 벌어진 첫 번째 전투는 한 편의 반전 드라마였다. '전쟁 권한법'을 본회의 최종 표결에 부칠지를 결정하는 절차 투표에서, 많은 이들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이 법안이 무난히 부결될 것이라 예상했다. 대통령과 같은 당인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에게 반기를 들 리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찬성 52표 대 반대 47표'로 법안 상정이 가결되었다. 이 놀라운 결과의 배후에는 5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있었다. 랜드 폴(Rand Paul), 리사 머코스키(Lisa Murkowski),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 조시 홀리(Josh Hawley), 그리고 토드 영(Todd Young). 이들은 당의 이익보다 '헌법적 원칙'과 '의회의 견제 권한'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에 대한 피로감, 그리고 행정부의 비대해진 권한에 대한 우려가 공화당 내부의 비개입주의자들과 전통적 보수주의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들의 '소신 투표'는 당리당략을 넘어선 의회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게 되었다.
현장의 목소리: 첩첩산중의 여정, 그러나 멈출 수 없는 이유
상원에서의 첫 승리에도 불구하고, 의회 안팎의 분위기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이 법안이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주 상원 본회의에서 최종 표결을 통과해야 하지만, 더 큰 난관은 하원에 있다. 워싱턴의 소식통들은 이 법안이 하원의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입을 모은다.
설령, 기적적으로 의회를 통과한다 해도, 마지막에는 '거부권(Veto)'이라는 대통령의 절대 권력이 버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안을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로 하려면 의회 양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의 정치 지형상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의회가 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싸움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회 관계자들은 "비록 법안이 좌절되더라도, 행정부의 독주에 대해 의회가 침묵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법안 통과의 문제를 넘어, 미래의 대통령들에게도 '의회를 무시하고 전쟁을 시작할 수 없다'라는 선례를 남기려는 처절한 몸부림인 것이다.
꺼지지 않는 민주주의의 불씨
이번 상원의 '반란'은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다. 백악관의 권력은 여전히 공고하고, 현실 정치의 벽은 높기만 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시스템이 아니다. 끊임없이 견제와 균형을 맞춰가야 하는 불안정한 과정이다.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 앞에서 의회가 무력해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5명의 공화당 의원처럼, 당파를 넘어선 소신과 용기가 모일 때, 그 권력에 작은 균열을 낼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는 보았다. 비록 지금 당장 베네수엘라로 향하는 항모를 멈출 순 없을지라도, 의회의 외침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전쟁은 한 사람의 결단으로 시작될 수 없다. 그것은 국민 모두의 이름으로, 가장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이 당연하고도 무거운 진실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의사당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