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농촌 지역의 생활 인프라 붕괴가 ‘생활 사막화’라는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병원과 마트 접근성이 도시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가운데, 단기 처방과 중장기 기술 해법을 병행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대한민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가 성장의 상징이라는 평가와 달리, 내부적으로는 일상생활이 성립되지 않는 ‘생활 사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한 토지 황폐화가 아닌, 병원과 마트, 교통시설이 멀어지며 삶의 기본 조건이 붕괴되는 ‘물리적 사막화’ 현상이다.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우리 동네가 사막이 되어간다’에 따르면, 경기도 농촌 지역의 99%가 생활 사막화 지역으로 분류됐다. 도시 지역의 해당 비율이 31%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격차는 구조적 수준에 가깝다.

보고서는 농촌 주민이 종합병원 한 곳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면적이 도시보다 약 11배 넓다고 분석했는데, 대형 마트 역시 도시 대비 13배 이상 넓은 범위를 이동해야 접근이 가능했고, 이동 시간은 평균 2~3배, 이동 거리는 최대 6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의료 접근권과 기본적인 소비 활동 자체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통 인프라 격차는 이러한 문제를 더욱 고착화하고 있다. 농촌 지역의 도로 공급은 도시보다 8~9배 적고, 버스 노선은 최대 15배까지 차이가 났으며, 지하철 등 철도 교통은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수준이다. 차량을 소유하지 못한 고령층과 교통약자에게는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이 일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단기 대응과 구조적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선 생활 여건이 취약한 지역에는 식료품, 의료, 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 바우처를 도입해 ‘긴급 수혈’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는데, 포천시에서 운영 중인 ‘황금마차’ 사례처럼, 이동형 생활 서비스에 바우처를 결합하면 최소한의 생활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장기 해법으로는 ‘자율주행 멀티태스킹 모빌리티’가 제시됐다. 이는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차량 내부에서 장보기, 원격 진료, 행정 업무, 돌봄 서비스까지 동시에 제공하는 개념으로, 여기에 인공지능 기반 상담 기능을 결합한 ‘디지털 비사막화 플랫폼’을 도입하면,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도 전화나 간편 인터페이스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구동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생활 사막화는 단순히 거리가 멀다는 문제를 넘어 소득과 디지털 접근성 격차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현상”이라며 “‘도로를 더 놓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유무형 서비스를 통합한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 전역을 생활 서비스가 순환하는 ‘디지털 녹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