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 남서부 야에야마 제도에 속한 이리오모테(西表) 섬은 매년 수많은 여행객이 찾는 대표적인 자연 관광지다. 눈부신 백사장과 투명한 바다, 일본 본토와는 다른 문화적 배경, 그리고 아열대 기후 속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생태계는 이 섬을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자연 그 자체의 여행지’로 자리 잡게 했다.
그중에서도 츠키가하마(月ヶ浜)는 이리오모테를 대표하는 절경 해변이자, 매우 희귀한 자연 현상을 간직한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츠키가하마의 가장 큰 특징은 오키나와현에서 유일하게 확인된 ‘울리는 모래 해변’이라는 점이다. 이른바 ‘나키스나(鳴き砂)’로 불리는 이 모래는, 사람이 걸을 때 모래 알갱이끼리 마찰하며 소리를 낸다. 이러한 현상은 모래 입자의 크기와 순도, 수분 함량, 주변 환경 등 여러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만 발생하기 때문에 일본 전역에서도 극히 드문 자연 현상으로 분류된다.
츠키가하마는 본래 트두마리 하마(トゥドゥマリの浜)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머무는 해변’이라는 뜻을 가진 이 명칭은, 이곳의 느긋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이후 해변이 크게 휘어진 초승달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달의 해변’을 뜻하는 츠키가하마(月ヶ浜)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정착됐다. 현재는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츠키가하마라는 명칭이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해변의 또 다른 매력은 혼잡함과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이리오모테 섬 내에서도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장소인 만큼, 성수기에도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경우는 드물다. 그 덕분에 방문객들은 마치 개인 해변에 머무는 듯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상업 시설이나 인공 구조물이 거의 없는 대신,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해변을 채운다.
츠키가하마는 석양 명소로도 손꼽힌다. 해변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수평선 너머로 해가 천천히 가라앉는 장면을 정면에서 마주하게 된다.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순간, 해변 전체가 주황빛과 자주빛으로 물들며 깊은 정적이 흐른다. 이 시간대의 츠키가하마는 말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이 된다.
지리적으로 츠키가하마는 우라우치강(浦内川) 하구와 연결돼 있다. 이 강을 따라 상류로 이동하면 이리오모테를 대표하는 맹그로브 숲이 펼쳐진다.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기수역에서 자라는 맹그로브는 복잡한 뿌리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그 사이로 게, 조개, 소형 어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해변 산책과 함께 맹그로브 탐방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은 츠키가하마만의 큰 장점이다.
츠키가하마에서 가장 추천되는 즐길 거리는 해변 산책이다. 맨발로 모래 위를 걸으면 고운 백사장이 발밑으로 부드럽게 내려앉으며, 울리는 모래 특유의 감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경험은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오직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이다.
또 다른 추천 활동은 스노클링이나 카누다. 수면이 비교적 안정적인 날에는 츠키가하마의 완만한 해안선을 따라 천천히 물 위를 이동하며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이곳은 모래 성분 특성상 수중 시야가 맑지 않고 산호나 어류가 많지 않아, 스노클링 장소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리오모테에서 본격적인 스노클링을 원한다면 바라스섬(バラス島) 등 별도의 포인트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츠키가하마에는 탈의실·샤워실 등 편의시설이 전혀 없다. 공식 해수욕장으로 지정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활동은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뤄져야 한다. 특히 파도가 높아지는 날에는 깊은 수심이 형성될 수 있어, 수영이나 해양 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츠키가하마(月ヶ浜)는 오키나와에서 유일한 울리는 모래 해변이자, 자연의 고요함과 서정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리오모테(西表)의 대표적인 비경이다. 상업화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산책, 석양 감상, 맹그로브 탐방을 함께 즐길 수 있어 깊이 있는 자연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다.
화려한 액티비티나 편의시설 대신, 자연 그 자체의 소리와 풍경을 마주하고 싶다면 츠키가하마(月ヶ浜)는 최적의 선택지다. 발걸음마다 울리는 모래의 소리와 붉게 저무는 석양은 이리오모테 여행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장면을 선사한다. 느림과 여백의 가치를 이해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한 번은 머물러야 할 해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