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음악] 길 혹은 바다

 

길 혹은 바다

 

 

처음 나는 그들이 바다일 거라고 생각했다. 

한림 바닷가 붉은 벽돌집으로 

그해 여름 햇살이 내리쬐고 

수평선 너머로 흔들리는 바다의 어깨가 보였다. 

낡은 청바지 밑으로 스멀거리는 두 발을 

억지로 누르며 울렁거리는 가슴은 

낯선 파도 때문일 거라고 

창밖 넘어가는 햇살만 바라보았다. 

인연을 만드는 것은 삶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돌아서 내내 후회를 떨구어 내던 밤, 

그들이 바다가 아니라고 

더 먼 바다로 가야 한다고 한림에서 울먹였다.

바닷가 샛노란 수선화는 순전히 그냥 피었는데 

쓰러지는 바람에서 나는 묻고 싶었다. 

한 해 두 해 흘러갈수록 불쾌한 추억은 

짙은 무늬를 만들어 내며 더 먼 바다로 

가야 한다고 속살거리는데 

바닷가엔 샛노란 수선화 피어 현기증 일었다. 

한없이 가벼운 내 추억의 경멸이여. 

난폭한 고뇌를 감싸줄 부드러운 바람은 

아직 불어오지 않는다. 

바다를 건넌지 여러 번, 

섬은 환상이 아니라 혼돈이다. 

보이다가 보이지 않는 여전히 희미한 환상.

길 안에서 길을 잃었다. 

돌아오는 길은 너무 멀리 있고 

나는 비 내리는 창가에 앉아 

섬세한 이름을 만들던 사람을 생각한다. 

더 먼 바다로 떠난 내 가여운 마음아. 

길을 잃고 헤매는 동안 기억의 창고는 차츰 비워지고 

고약한 고집의 껍질이 얇아진다. 

단단한 걸음을 옮기는 것은 아름답다고 말하지 말자. 

걸어가는 것은 발걸음이 아니라 차가운 의지다. 

깊어질수록 견딜 수 없는 내 안의 길이 무너진다. 

무너지므로 저기 길이 보인다.

 

At first,

I thought they were the sea.

Sunlight spilled over a red-brick house in Hallim,

waves trembling beyond the horizon.

Beneath old jeans,

my feet tingled—

my chest stirred,

and I blamed the unfamiliar tide.

They weren’t the sea.

I had to go farther.

That night,

I dropped regrets like stones.

Daffodils bloomed carelessly by the shore.

The wind bent low—

I wanted to ask why.

With each passing year,

bitter memories carved darker patterns.

They whispered again:

go farther.

The yellow daffodils spun the shore into dizziness.

My light, scornful memories—

no wind yet to soothe this storm.

I’ve crossed the sea many times.

Islands are not dreams,

but confusion.

Now seen, now gone—

a fading mirage.

I lost my way within the way.

The road back is far.

At a rain-soaked window,

I think of the one who named things gently.

O heart that left for distant waters—

as I wander, memory empties, pride thins.

Let’s not call these steps beautiful.

To walk is not grace,

but the cold will to go on.

The deeper I go,

the more the inner path collapses.

But from the ruin—

a road begins.

 

 

노래시 : 전승선

작 곡 : SUNO 

노 래 : SUNO

 

작성 2026.01.12 11:00 수정 2026.01.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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