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때 수학을 잘했는데, 중학교 가더니 갑자기 못하게 됐어요.”
많은 학부모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아이가 갑자기 수학을 어려워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사춘기나 집중력 저하, 학습량 증가를 원인으로 꼽지만, 실제 근본적인 문제는 개념의 누락이다.
초등 시기 연산 위주의 수학 학습은 빠른 정답을 구하는 능력은 길러주지만, 왜 그렇게 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은 종종 생략된다. 이때 놓친 개념은 눈에 보이지 않게 쌓여가다가 중학교 과정에서 벽처럼 나타난다.
결국 수학의 문제는 아이의 능력이 아니라, 이해의 구조를 설계하지 못한 교육의 문제다.
1. 개념의 누락, 수학 자신감의 붕괴로 이어지다
수학은 누적 학문이다. 한 단원의 개념이 다음 단원으로 이어지고, 초등의 개념이 중등의 개념을 지탱한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초등 시절에 ‘개념적 연결고리’를 경험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분수의 덧셈을 배울 때 “공통분모를 만들어 더한다”는 절차는 외우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분모가 같다는 것이 ‘같은 단위’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 상태에서 중학교의 유리수, 방정식, 함수로 넘어가면 학생들은 기호와 규칙에 매달리지만 논리적 기반은 사라진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아이는 점점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된다. ‘나는 수학을 못해’라는 자기 암시가 형성되고, 문제 해결보다 포기가 먼저 오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2. 중학교 수학, 갑자기 어려워지는 이유는 따로 있다
중학교 수학은 개념의 연결이 급격히 복잡해지는 시기다. 초등에서 다루던 수는 구체적이었지만, 중등에서는 그것이 문자와 기호로 대체된다.
예를 들어, 초등에서 “사과 3개 + 사과 2개 = 사과 5개”였다면, 중등에서는 “x + 2x = 3x”로 표현된다. 초등 수학이 보이는 수를 다루었다면, 중등 수학은 ‘보이지 않는 개념’을 다루게 된다. 이것은 ‘대수적 사고’로 전환해야 하는 추상화 과정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이 전환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초등 과정에서 수의 본질을 개념적으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중학교 수학의 어려움은 새로운 내용이 많아서가 아니라, 이전에 배운 개념이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학의 본질은 이해의 구조인데, 현재의 교육은 여전히 정답의 기술을 강조한다. 이 불균형이 아이들에게 수학을 두려운 과목으로 만들고 있다.
3. 개념 중심 학습으로 되살리는 수학의 ‘맥락’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명확하다. 개념 중심의 학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수학 개념은 공식이 아니라 ‘생각의 도구’다. 학생이 문제를 풀 때 “왜 그렇게 되는가?”를 스스로 질문하게 하는 수업이 필요하다. 개념을 ‘암기’가 아니라 ‘이해’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시각화 자료와 개념 중심 교구, 스토리텔링 수학, 개념 맵(Concept Map) 학습법 등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분수를 단순히 숫자로 표현하는 대신, 실생활 비율로 시각화하고, 방정식을 현실 상황으로 연결시켜 아이들이 스스로 의미를 찾게 하는 방식이다.
수학은 원래 아름답고 논리적인 학문이다. 아이가 수학을 싫어하게 되는 것은 수학 자체 때문이 아니라, 이해 없는 수학을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개념을 다시 세우는 순간, 아이는 수학 속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되찾게 된다.
수학을 잘하기 위한 첫걸음은 문제집이 아니라 개념의 복원이다.
초등 때 놓친 개념은 반드시 되짚어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보충이 아니라, 사고의 구조를 다시 세우는 작업이다.
교육의 방향이 이해 중심으로 바뀌어야 아이들은 수학을 두려움이 아닌 탐구의 언어로 받아들일 수 있다.
수학은 외워서 푸는 과목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개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