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층기획 2탄] “비정상적 슬픔은 질병이다”… ICD-11이 규정한 ‘복합 비탄’과 사별상담의 임상적 효용
국제질병분류(ICD-11) ‘지연성 슬픔 장애’ 신설… 전문적 사별상담의 의학적 필요성 증명사별상담 후 회복탄력성 지수 45% 향상… 서울에서 제주까지 이어지는 트라우마 치유의 통계적 성과
사랑하는 이를 잃은 후 겪는 슬픔이 단순히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치유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현대 의학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제11차 국제질병분류(ICD-11)에서는 사별 후 6개월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극심한 슬픔을 ‘지연성 슬픔 장애(Prolonged Grief Disorder)’로 명명하며 전문적인 개입을 권고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 국내에서도 과학적 지표를 기반으로 한 사별상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 ICD-11 가이드라인과 사별상담의 최신 치료 경향
과거에는 사별 후의 우울감을 보편적인 정서로 치부했으나, 최신 가이드라인에 따른 사별상담은 이를 ‘심리적 외상’으로 접근한다. ICD-11 기준에 따르면 ▲고인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 ▲죽음을 수용하지 못하는 부정 ▲정서적 마비 증상이 지속될 경우, 이는 뇌의 전두엽 기능 저하를 야기하므로 특화된 사별상담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트라우마 전문 기관인 문정민 정신 건강심리센터는 이러한 국제 표준에 맞춰 ‘인지재구조화’와 ‘의미 재구성’ 기법을 도입한 사별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내담자가 고인과의 관계를 파괴적인 상실이 아닌, 삶의 일부로 통합할 수 있도록 돕는 고도의 임상 기법이다.
특히 재난 지역 지자체 교육과 특수직 공무원 상담 현장에서 검증된 이 방식은 국내 사별상담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 통계로 증명된 효과: 사별상담 후 회복탄력성의 극적인 변화
본 취재팀이 입수한 사별상담전후의 심리 지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문적인 개입은 내담자의 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상실 초기 회복탄력성 지수(Connor-Davidson Resilience Scale)가 평균 32점에 머물렀던 내담자들이 12주간의 집중 사별상담을 거친 후 평균 58점까지 상승하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는 약 45% 이상의 향상 수치로, 사별상담이 단순히 슬픔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역경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심리적 근육을 강화시킨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서울에서 먼 지역인 제주도까지 방문하여 실시한 상담 사례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회복 지표가 관찰되어, 지리적 한계를 극복한 사별상담의 보편적 효용성을 입증했다.
■ ‘공간의 제약’을 허문 사별상담의 진정성
사별로 인한 트라우마는 때로 심한 광장공포증이나 대인기피증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정작 사별상담이 시급한 내담자가 상담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문정민 원장은 지난 20년간 전국 재난 현장을 누비며 이러한 사각지대를 목격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방문 사별상담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서울 본부의 전문 인력이 제주도 등 도서 산간 지역까지 직접 찾아가 내담자의 생활 공간에서 사별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내담자의 심리적 방어 기제를 낮추고 라포(Rapport, 신뢰 관계) 형성을 앞당겨, 일반적인 내방 상담보다 치유 속도가 평균 1.5배 빠르다는 임상 결과를 보여주었다.
■ 전문가 분석: 왜 지금 전문적인 사별상담인가?
사회 구조가 파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애도’의 과정은 생략되거나 왜곡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사별 후 겪는 정서적 고립이 자살 사고나 중증 우울증으로 이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초기 사별상담의 골든타임을 강조한다.
- 과학적 개입:사별상담은 뇌의 변연계에 고착된 트라우마 기억을 전두엽의 인지 체계로 이동시키는 정교한 작업이다.
- 통합적 치유:단순 대화가 아닌, ICD-11 가이드라인에 따른 체계적인 사별상담만이 내담자의 사회적 기능 복원과 자아 정체성 회복을 보장할 수 있다.
■사별상담, 비탄을 딛고 내일로 나아가는 이정표
상실은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면이지만, 그로 인한 고통에 침잠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다.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임상 경험과 전국적인 방문 시스템을 갖춘 전문가의 사별상담은, 어둠 속에 갇힌 이들에게 다시 햇살을 마주할 용기를 선사한다.
1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팔도를 돌며 비탄에 잠긴 이들의 손을 잡아온 사별상담의 기록은, 이제 하나의 신뢰가 되어 우리 곁에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별의 아픔으로 숨 쉬기조차 힘든 이가 있다면, 검증된 사별상담을 통해 다시금 삶의 의미를 되찾기를 진심으로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