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쾌함이라는 감정이 남기는 것
요즘 다시 꺼내 보게 되는 드라마가 있다. SBS에서 방영된 모범택시다.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해 나가는 이야기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되지 못한 사건을 대신 바로잡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라는 설정은 첫 장면부터 시선을 붙잡는다. 이 작품은 단순한 화제성에 그치지 않았다.
주인공을 연기한 이제훈 배우가 연말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을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우연히 재방송을 보다가 다시 시즌 1부터 정주행하게 된 이유도 그 여운 때문이다.
유쾌하고, 상쾌하며, 무엇보다 통쾌한 이유
모범택시를 보고 있으면 늘 비슷한 감정이 찾아온다. 유쾌하고, 상쾌하며, 무엇보다 통쾌하다. 억울한 피해자가 끝내 외면받지 않고, 누군가는 그 분노와 슬픔을 대신 짊어진 채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다.
현실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기에, 그 통쾌함은 더 크게 다가온다. 드라마 속 정의는 빠르고 명확하다. 잘못은 드러나고, 책임은 분명하게 돌아간다. 현실과는 거리가 있지만, 바로 그 거리감 때문에 시청자는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정말 이런 사람이 있다면”이라는 생각
드라마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정말 우리 사회에 김도기 기사 같은 사람이 존재한다면, 세상은 조금 더 정의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덜 억울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함께 따라온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 역시 한 번쯤은 그런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억울한 사람의 편에 서서, 잘못된 일을 바로잡아 주는 존재 말이다. 하지만 현실의 정의는 드라마처럼 단순하지 않다. 책임은 무겁고, 선택의 대가는 길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김도기 기사처럼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더 잘 알게 된다.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
모범택시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질문을 던진다. 정의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법이 닿지 못하는 영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억울함 앞에서 얼마나 무력해지는가.
통쾌함 뒤에 남는 것은 결국 현실에 대한 씁쓸한 자각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끝나고 나서도 마음에 오래 남는다. 통쾌함이 크면 클수록, 우리 사회에 여전히 풀리지 않은 억울함이 많다는 사실도 함께 떠오르기 때문이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누군가의 억울함 앞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가.
현실에서는 김도기 기사처럼 살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누군가의 아픔에 무심하지 않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은 남길 수 있다. 모범택시가 주는 유쾌함과 통쾌함은 잠시지만, 그 뒤에 남는 질문은 오래간다.
드라마 한 편이 끝난 자리에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이 남기는 가장 큰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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