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차세대 인공지능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구글을 선택했다.
애플은 시리 중심의 차세대 AI 시스템에 구글의 대형 언어모델 제미나이 기술을 적용하기로 결정하며, 독자 노선에서 협력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선택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과 AI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현지시간 12일 공동 성명을 통해 애플 기기에 구글의 AI 기술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인 시리의 새로운 AI 기능을 포함해 애플의 주요 인공지능 서비스 전반에 제미나이 기반 기술이 활용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와 관련해 구글에 연간 약 10억 달러 규모의 비용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애플의 AI 경쟁력에 대한 부담이 깔려 있다.
애플은 당초 지난해 상반기 차세대 AI 시리 공개를 목표로 했으나, 개발 일정이 연기되며 출시 시점이 올해 말로 늦춰졌다. 여기에 AI 핵심 인력의 이탈과 내부 조직 정비 문제까지 겹치면서 독자 기술만으로는 속도와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애플은 경쟁 관계에 있던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단기간 내 AI 성능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선택했다.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생태계 통합에 강점을 가진 애플이 AI 모델 개발은 외부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구조로 전략을 재편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구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반에 구글 AI가 적용된 상황에서, 아이폰까지 제미나이가 활용되면 사실상 글로벌 스마트폰 대부분에 구글 AI 모델이 탑재되는 구조가 된다. 이는 AI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서 구글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계약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전 거래일 대비 약 1% 상승하며 4조 달러를 넘어섰다. 알파벳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네 번째로 4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알파벳이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상위권에 오른 점까지 감안하면, AI 중심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스마트폰 운영체제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운영체제는 다르지만 AI 경험은 유사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경쟁의 초점은 하드웨어 완성도와 서비스 결합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의 구글 제미나이 채택은 AI 경쟁에서 실용성과 속도를 우선한 전략적 선택이다. 구글은 AI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하고, 애플은 차세대 서비스 경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AI 생태계의 힘의 균형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애플과 구글의 협력은 경쟁과 동맹이 공존하는 AI 시대의 단면을 보여준다. 독자 기술 고집에서 벗어난 애플의 결정은 향후 빅테크 기업들의 AI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이제 기술력뿐 아니라 선택과 결단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