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외국인 전문 인재 채용 기업 코비아컨설팅이 설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오견성 대표(45)는 이 회사를 26세에 창업해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원어민 교사 채용에서 시작해, 이제는 외국인 대상 전문직 고용(E7), 연구직(E1)까지 확장 중인 이 회사의 20년 궤적은 한국 HR 시장의 변화상과도 맞닿아 있다.
서울 강남구 한복판, 빌딩 25층의 한 사무실. 영화 '인턴'을 연상케 하는 탁 트인 통유리창과 화이트톤 테이블, 그 사이에서 직원들과 나란히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는 오 대표는 격의 없는 리더십을 실천하는 배우는 리더다. 반복 업무 자동화를 위해 외주 개발을 맡겼다가, 잦은 오류와 높은 유지 비용에 스스로 프로그래밍을 배웠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닌 조직 문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AI든 시스템이든, 목적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강화하는 데 있습니다. 자동화는 조직의 여유를 만드는 도구죠."
코비아컨설팅은 채용 과정에 AI를 적극 활용 중이다. 원어민 교사의 이력 스크리닝, 비자 발급 가능성 예측, 후보자 매칭까지, 반복적인 업무를 알고리즘이 돕고 있다. 하지만 최종 판단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지원자마다 국가도, 학력도, 비자 조건도 다릅니다. 예컨대 '이 사람은 약 2개월 내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는 AI 예측을 받으면, 인사 담당자는 이를 바탕으로 교육청과 학교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죠."
오 대표는 이처럼 기술이 업무 효율을 높이면, 직원들은 더 사람 중심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연간 약 1만 명의 지원자 스크리닝 시간이 단축되면서 고객과의 소통 시간이 늘어났고, 신규 직원의 온보딩 속도도 개선됐다.
현재 코비아컨설팅은 여러 어플리케이션과 Notion, Slack 등을 통합 운영하며 채용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직원 10여 명이 대기업 팀 수준의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다.
그 비결은 SSOT(Single Source of Truth, 단일 기준 정보) 전략에 있다. 슬랙에 쌓인 13년 치 대화 이력과 회의록, 업무 매뉴얼 SOP를 노션 AI가 학습해, 이제는 신입 직원도 몇 가지 질문만으로 스스로 업무 방향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누가 언제 무엇을 했는지, 어떤 절차로 처리했는지 AI가 다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저보다 잘 알고 있어서 놀랄 때도 있어요."
하지만 오 대표는 기술 도입의 목적을 명확히 한다. "목적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강화하는 데 있습니다. 자동화는 조직에 여유를 만들고, 직원들이 사람다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도구입니다."
오 대표는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결국 경쟁력의 핵심은 사람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원어민 교사 채용 초기부터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지원자들의 니즈를 세심히 파악하고, 고객 학교 측의 기대와도 조율하는 데 힘써왔다. 이중 문화 이해를 기반으로 한 표준화된 채용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코비아컨설팅 성장의 기반이 됐다.
"당시엔 교사도, 학교도, 모두가 처음이었습니다. 비자 서류 하나 누락되면 입국이 몇 달씩 지연되고, 문화 차이로 오해가 생기면 계약이 깨지곤 했죠. 그 혼란을 중간에서 조율하고 표준화하고 싶었어요. 그게 바로 저희가 할 일이었고, 지금도 그 철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20년간 코비아컨설팅이 채용한 원어민 교사는 누적 5,000명 이상. 수도권 원어민 교사 채용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주요 공공기관의 원어민 강사 선발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경기도교육청 원어민보조교사 우수인증업체로 선정됐고, 서울시장 표창, 2018년과 2021년 고용서비스 우수기관 인증을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받아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또한 코비아컨설팅을 부티크 에이전시로 규정한다. 단순히 대량의 인력을 공급하는 플랫폼이 아닌, 고객 맞춤형 컨설팅에 초점을 둔 전문 조직으로서의 자부심이다.
"사람들은 편리함만을 원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알고 있던 여행사 직원이 루마니아 대신 이번엔 헝가리를 추천해주길 기대하죠. 그런 관계와 기억이 신뢰를 만듭니다. 그게 기술로는 대체할 수 없는 '프리미엄'입니다."
일반 채용 플랫폼이 지원자와 학교를 매칭만 시켜주는 것과 달리, 코비아컨설팅은 입국 전 문화교육부터 생활 정착, 계약 관리, 비자 전환까지 전 과정을 함께한다. 이중 문화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세심한 중재가 코비아컨설팅만의 차별점이다.
그가 꼽는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단연, 채용을 마친 외국인 교사들과의 환영 파티다.
"그들이 환하게 웃으며 '정말 좋은 결정을 했다'고 말할 때, 그때의 표정이 잊히질 않아요. 단순히 업무가 아니라, 사람의 인생 한 챕터를 도와주는 일이란 걸 실감합니다."
최근 코비아컨설팅은 원어민 교사 채용을 넘어 외국인 전문직 고용(E7), 연구직(E1) 비자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년간 쌓아온 비자·채용·문화 중재 노하우를 새로운 시장에 적용하는 전략이다.
"한국이 외국인 전문직을 맞이하는 방식에는 여전히 많은 마찰이 있습니다. 언어 장벽, 문화 차이, 복잡한 행정 절차 등이죠. 우리가 20년간 원어민 교사 시장에서 해온 '문화 중재'와 '프로세스 표준화' 경험이 이 영역에서도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사단법인 전국고용서비스협회 중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오 대표는 한국 고용 서비스 업계의 디지털 전환도 주도하고 있다. 코비아컨설팅의 사례를 업계와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20주년을 맞은 오 대표는 2026년을 '글로벌 인재 허브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외국인 전문 인력을 맞이하는 방식을 우리가 표준화하고 싶습니다. 20년 축적한 문화 중재 노하우가, 앞으로 20년의 자산이 될 겁니다."
그는 후배 창업가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기술을 도입하되 목적을 잃지 마세요. 자동화의 목표는 비용 절감이 아니라, 사람이 더 사람다운 일을 할 시간을 만드는 겁니다."
창업 20주년을 맞은 지금, 오견성 대표는 다시 시작해도 여전히 같은 길을 걷겠다고 말한다.
"매일 배우고, 부수고, 새로 만들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지금도 그렇고, 다시 돌아가도 그럴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