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은 모르는 ‘마음의 떨림’
인공지능(AI)이 작곡한 교향곡이 거대한 홀을 가득 채우고, 알고리즘이 조합한 유려한 문장들이 화면을 뒤덮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영리하게 계산된 그 완벽한 선율 속에, 정작 ‘연주하는 이의 숨결’이나 ‘창작자의 고뇌’가 담겨 있을까요? AI는 정교한 악보를 그려낼 순 있지만, 그 악보 위에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거나 자신의 못난 모습을 마주하며 한숨짓는 법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초연결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나 자신과는 가장 멀어진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요구라는 소음 속에서 나의 진실한 목소리는 점점 작아져만 갑니다. 이때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문장을 나열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가라앉아 있던 나의 생각들을 하나둘씩 일깨우고, 흩어진 감정들에 선율을 입혀 ‘나만의 악보’를 완성해가는 신성한 과정입니다.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떠나는 내면 여행
글을 쓰기 위해 책상 앞에 앉는 순간은 마치 마법의 양탄자에 올라타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음악의 플레이리스트가 흐르기 시작하면, 어느새 나를 현실의 번잡함에서 벗어나나 미지의 세계로 스르륵 빠져듭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무력하게 떠밀려 가던 내 감정들이 조금씩 살아나 시간을 거슬러 다시금 그 의미를 알게 하고, 보이지 않던 먼지처럼 가라앉아 있던 사유들이 빛을 발하는 신비한 순간을 맞이하게 되지요.
이러한 내면의 여행은 현대인들에게는 절실한 ‘나를 발견하는 즐거움’입니다. 우리는 온종일 누군가와 대화하고 무수한 정보를 처리하지만, 정작 내가 왜 우울한지, 혹은 무엇에 가슴 설레는지 깊이 들여다볼 여유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를 제대로 보려면 있는 그대로 찬찬히 살펴야 합니다. 글쓰기는 바로 그 관찰의 시작이며, 떠오르는 상상이 선율처럼 온몸을 타고 흘러 다니며 나를 연주하게 만드는 창조적 몰입의 실황입니다.
안개를 걷어내고 만나는 나의 비밀 왕국
글을 쓰다 보면 때로는 뜻밖의 나를 마주하며 놀라기도 합니다. “알고 보니 내가 이런 글을 자꾸 쓰는구나”, “다시 보니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어”라며 스스로를 발견해가는 과정은 말할 수 없이 순수한 기쁨을 줍니다. 사람들과 섞여 있을 때는 나도 모르게 나답지 않은 말을 내뱉고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홀로 글을 쓰는 시간만큼은 진실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복잡한 머리를 비우며 글을 써 내려가다 보면, 자욱했던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나만의 왕국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 비밀의 세계는 구석구석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잊고 지냈던 옛 기억들이 인사를 건네고, 책이나 영화에서 보았던 전설 같은 영웅들이 나타나 나를 새로운 미지의 세상으로 안내하기도 하지요. 이러한 상상의 세계를 누비는 조건은 단 하나, 바로 자신을 존재로 바라보는 ‘애정의 눈길’입니다.
나를 연주하는 아티스트로 살아가기
우리는 종종 실수와 실패를 자신의 부족함에 기대어 스스로를 자책하곤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아티스트는 자신의 악기가 내는 모든 소리를 소중히 여깁니다. 글을 쓰는 과정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못난 나를 안아주고, 보다 예쁜 나를 사랑하며, 더 근사한 나를 우러러보는 존중의 의식입니다. 나의 생각과 감정이 비록 빈약한 악보처럼 보일지라도, 그 빈 선 위에 채워지는 상상의 발자국들은 결국 나의 꿈을 완성하는 귀한 음표가 됩니다.
인생의 주인공이 나라는 사실을 아는 것은,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아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나의 주인임을 기억할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의 악보를 선망하는 모방자에서 벗어나 내 삶의 시간들을 연주하는 아티스트가 됩니다. 따스해진 마음의 온기로 춤추듯 그려내는 꿈의 악보는 오로지 상상하는 자의 것이니까요. 매일의 두려움을 떨쳐내고 새로운 시작을 망설임 없이 시도할 수 있는 힘도 바로 이 ‘글쓰기를 통한 상상 세계의 발견’에서 나옵니다.
당신의 악보는 지금 어떤 곡을 연주하나요?
사랑하는 《The Imaginary Pocus》 독자 여러분, AI가 놓아주는 지름길의 경로를 따라가기만 한다면 우리는 결코 자신만의 왕국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길을 잃고 헤매더라도 스스로 펜을 들어 자신의 마음을 기록하는 이들만이 소란한 바깥을 넘어 더 큰 경계로 들어가는 법을 알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음악은 결국 나를 연주하기 위해 존재하며, 또한 그 연주로 인해 나는 스스로 아티스트가 되어 삶을 온전히 예술로 바꾸어 갑니다.
오늘 밤, 당신의 비밀 왕국으로 향하는 양탄자에 올라 보시는 건 어떨까요? 자신의 내면을 찬찬히 바라보고, 그 곳에서 만난 반가운 생각들과 대화하며 당신만의 숨쉬는 악보를 그려나가 보세요. 비록 서툴고 단순해 보여도 당신의 진심이 담겨 있다면, 그 곡은 세상 어떤 명곡보다도 당신을 깊이 위로해 줄 것입니다.
당신의 행복은 여태껏 곁에 있던 램프에 불을 켜는 순간 보이니까요.
Imagination Lights the World!
칼럼니스트의 한 줄 평
글쓰기는 나를 연주하는 아티스트가 되는 일입니다.
고독한 시간, 가장 나다운 연주가 시작될 때, 밤이 지나는 길마다 당신은 별처럼 반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