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으로 잇는 신앙과 교양의 대화
- 부산기쁨의집기독교서점에서 열린 2026년 1월 15일 ‘사랑별학교독서모임’
2026년 1월 15일 목요일 저녁, 부산 중앙동에 있는 기쁨의 집 안 작은 공간에는 책과 사람, 그리고 깊은 사유의 공기가 함께 머물렀다. 이날 열린 ‘사랑별독서모임’에는 전체 독서회원 32명 가운데 20여명이 참석해, 연세대 교양학부 김학철 교수의 저서 『교양으로 읽는 기독교』를 함께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달 한 번, 둘째 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두시간 반정도 이어지는 이 모임은 단순한 독서모임을 넘어, 신앙과 교양, 삶의 의미를 함께 성찰하는 꾸준한 인문 공동체로 자리 잡고 있다.
기독교전문서점인 기쁨의 집에는 모임공간이 있다. 크진 않지만 이 테이블을 중심으로 다양한 독서모임이 진행된다. 북토크나 저자 사인회, 작은 세미나도 자주 개최되고 있다. 이날 모인 참석자들은 각자 책을 손에 들고 환한 표정으로 서로를 맞이했다. 책으로 둘러쌓인 공간안에서 진행된 이날 모임은, 서점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판매 장소를 넘어 사유와 대화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사진 속에서 보이는 웃음과 여유로운 분위기는, 이 모임이 ‘공부’보다 ‘함께 읽고 생각하는 시간’에 가깝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신앙을 교양의 언어로 읽는 시간
이날 사랑별 독서모임에서 다룬 『교양으로 읽는 기독교』는 기독교를 교리 중심이 아닌 인문학적·문명사적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다. 김학철 교수는 이 책을 통해 ‘기독교 교양학’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기독교를 믿는 이들뿐 아니라 비기독교인에게도 열려 있는 사유의 언어로 설명한다. 참석자들은 특히 ‘기독교 문해력’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활발한 이야기를 나눴다.
‘문해력’이란 단순히 글을 읽는 능력을 넘어, 맥락을 이해하고 의미를 해석하는 힘이다. 기독교 문해력은 기독교가 역사·문화·윤리·예술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읽어내는 능력을 뜻한다. 한 참석자는 “그동안 기독교를 신앙 안에서만 이해해 왔는데, 이 책을 통해 서양 문명 전체를 읽는 하나의 열쇠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신앙을 설명할 언어를 다시 배우는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방적 강의가 아닌, 대화 중심의 독서
사랑별학교 독서모임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방적인 강의 형식이 아니라 참여자 중심의 대화에 있다. 매달 한 권의 책을 정해 미리 읽어온 뒤, 모임에서는 특정 결론을 정해두기보다 각자의 질문과 생각을 자유롭게 나눈다. 이날 역시 누군가는 ‘신앙과 이성의 관계’를, 누군가는 ‘종교가 오늘의 사회에서 어떤 언어로 말할 수 있는가’를 화두로 꺼냈다.
모임은 보통 2시간에서 길게는 2시간 30분가량 이어진다. 저녁 7시에 시작해 9시 30분까지 진행되는 일정은 직장인과 주부, 은퇴 후 독서를 이어가는 중·장년층 모두가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된 시간이다. 이날도 참석자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대화를 이어갔고, 책 속 문장이 각자의 삶의 경험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읽는 신앙’에서 ‘이해하는 신앙’으로
『교양으로 읽는 기독교』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믿음을 이해하고 있는가, 아니면 익숙함 속에서 반복하고 있는가.” 사랑별 독서모임은 이 질문을 추상적인 사유에 머물게 하지 않고, 각자의 삶 속으로 가져오는 자리였다.
한 회원은 “신앙생활을 오래 했지만, 왜 믿는지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는 늘 어려웠다”며 “이 책과 모임을 통해 신앙을 다시 사유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비신앙인과도 기독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언어를 조금은 얻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는 신앙을 교양의 언어로 풀어내려는 이 모임의 방향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책과 사람이 만드는 작은 공동체
사랑별학교 독서모임독서모임은 현재 32명의 독서회원이 등록해 있으며, 10년이 훨씬 넘는 기간동안 매달 평균 15~20명 내외가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기쁨의집 공간에서 정기적으로 모인다. 연령과 직업, 신앙의 깊이는 제각각이지만, 책 앞에서는 모두가 동등한 독자다. 서로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다른 의견에 질문을 던지기도 하며, 판단보다는 이해를 선택한다.
이날 기쁨의집기독교서점에서 촬영된 단체 사진은 그런 모임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책을 들고 웃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 자리가 지식을 과시하는 곳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공동체임을 상징한다.
서점이라는 공간, 책이라는 매개, 그리고 정기적인 만남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은 인문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