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성장의 정체를 개인의 의지나 능력 문제로 해석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문제는 이미 ‘충분하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다음 판단 기준을 잃어버렸다는 데 있다. 이 글은 풍요의 시대에 나타나는 무기력과 정체를 ‘결핍의 상실’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판단의 기준을 살펴본다.

현대 사회는 기술의 발전으로 유례없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안락함과 효율이 최고의 가치가 된 오늘날, 역설적으로 많은 이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무기력증에 시달린다. 전문가들은 이를 ‘풍요의 함정’이라 부르며,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는 풍요 속에서도 스스로 결핍을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안락함이 독이 되는 ‘만족의 덫’
풍요는 인간에게 편안함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혁신을 억제하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용기를 앗아간다. 사회심리학에서 말하는 ‘만족의 덫(satisfaction trap)’은 바로 이 지점을 지적한다. 이미 충분히 가졌다는 인식은 새로운 목표를 향한 동기를 약화시키며, 결국 정체와 쇠퇴로 이어진다.
특히 어릴 때부터 부족함 없이 자란 경우 도전정신이나 회복탄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풍요가 반드시 축복만은 아님을 시사한다. 안락함은 인간에게 안정감을 주지만, 그 안정이 오히려 ‘성장의 멈춤’을 불러오는 것이다.
결핍, 창조적 에너지의 원천
반면, 결핍은 ‘성장의 도구’이자 ‘창조적 에너지의 근원’으로 작용한다. 결핍은 단순히 물질의 부족이 아니라 ‘채워지지 않은 욕망이 만들어내는 강력한 에너지’다. 무언가 결여된 상태는 인간의 생존 본능을 자극하고 절실함을 만들어내며, “나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원초적 자극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추진력이 된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와 기업가들은 풍요의 안정이 아닌 결핍의 절실함 속에서 위대한 성취를 이루어냈다. 빈센트 반 고흐,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프리처럼 결핍의 시기를 버티며 내면의 힘을 키운 이들은 그 부족함을 창조의 원동력으로 바꾸어 세상을 바꾸었다.
성취 후 무기력, ‘새로운 출발점’으로 극복해야
가장 위험한 순간은 역설적으로 목표를 달성한 직후에 찾아온다. 이를 ‘성취 후 무기력(post-achievement burnout)’ 또는 ‘풍요의 공허’라 부른다. 결핍의 시대에 절실하게 달렸던 사람이 목표에 도달하는 순간, 더 이상 싸울 대상이 사라져 방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공을 ‘성장의 끝’이 아닌 ‘또 다른 결핍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으로 인식해야 한다. 성공 이후에도 스스로 새로운 부족함을 설정하고 도전할 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즉, 결핍을 스스로 재설계하는 능력이야말로 현대인이 가져야 할 진정한 자기경영의 힘이다.
진정한 지혜는 ‘결핍과 풍요의 줄타기’
결국 인생은 결핍과 풍요 사이의 정교한 줄타기와 같다. 진정한 풍요를 누리는 사람은 단순히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다음과 같다.
- 의도적인 불편함 감수: 안락함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를 힘든 환경이나 새로운 과제에 노출시켜 긴장감을 유지한다.
결핍의 선물 수용: 부족함이 주는 불편함을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갖는다.
풍요를 시험의 무대로 간주: 풍요가 주는 유혹에 휘둘리지 않고, 결핍의 긴장감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지혜를 익힌다.

“결핍은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풍요는 우리의 의지를 시험한다.”
풍요로운 시대,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부족함이 아니라 오히려 ‘결핍이 사라진 상태에서 오는 정체’일지도 모른다. 안락함이라는 덫에서 벗어나 스스로 결핍을 설정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를 이룰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한 번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성장은 더 많이 갖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결핍을 다음 단계의 기준으로 설정하느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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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 진로·커리어 기획 컨설턴트
커리어온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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