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축분뇨를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현장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월 16일 경남 하동군에 위치한 한국남부발전 하동빛드림본부에서 가축분뇨 고체연료 활성화를 주제로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자리는 정부가 발표한 가축분뇨 고체연료 활성화 방안 이후 실제 활용 주체인 발전소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제도 보완 과제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을 찾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고체연료를 활용할 예정인 발전 설비와 운영 여건을 직접 확인했다. 하동빛드림본부는 석탄과 목재계 연료를 혼합 사용해 대규모 전력을 생산하는 화력발전소로, 향후 가축분뇨 고체연료를 연료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기 위한 인허가와 설비 개선 절차를 진행 중이다. 관련 준비가 마무리되면 고체연료를 활용한 상업발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발전 공기업들의 공동 대응 의지도 분명히 드러났다. 한국남부발전과 한국남동발전은 가축분뇨 고체연료를 단기적 대안이 아닌 중장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현재 설정된 연간 100만 톤 활용 목표를 상회하는 규모 확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발전사들은 이를 위해 기존 석탄 중심 설비를 고체연료 특성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료 투입 방식과 연소 효율, 부산물 처리 체계까지 전반적인 기술 보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가축분뇨 고체연료만을 사용하는 전용 열병합 발전 설비 구축에 대해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전력 계통과 수요 측면의 제안도 이어졌다. 한국전력은 시설원예 농가에서 사용하는 전기보일러를 고체연료 기반 보일러로 전환하는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농가 에너지 비용 절감과 고체연료 수요 확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전은 관련 실증과 보급 과정에서 농식품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생산 현장의 목소리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됐다. 순천축협을 비롯한 고체연료 생산 주체들은 수분 함량 등 품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설비 운영비 부담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기준을 지키지 못할 경우 활용처가 제한되는 만큼, 현장 여건을 반영한 합리적인 품질 기준과 함께 운송 차량, 저장 시설 등 물류 인프라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농식품부는 현장의 요구에 대해 명확한 정책 방향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가축분뇨 100만 톤을 고체연료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유지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설비 지원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송미령 장관은 발전사와 한전이 제안한 설비 개선 및 전환 사업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고체연료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 요소를 신속히 정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가축분뇨가 단순 처리 대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원으로 자리 잡도록 제도 기반을 정비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를 통해 축산 환경 문제를 완화하고 농촌 지역의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현장 간담회는 가축분뇨 고체연료 정책이 선언적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 활용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발전사, 전력 공기업, 생산 주체가 참여해 기술·제도·물류 전반의 과제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축분뇨 고체연료는 축산 환경 개선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다. 현장 요구를 반영한 설비 지원과 규제 정비가 병행될 경우, 농촌 중심의 재생에너지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