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였던 인플루엔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 연령층을 중심으로 B형 인플루엔자 확산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보건당국이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026년 1월 둘째 주 기준 인플루엔자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외래환자 1천 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가 40.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주 36.4명보다 증가한 수치로,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9.1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흐름이 다시 반전된 것이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발열과 함께 기침 또는 인후통을 동반한 경우를 의미한다. 최근 4주간 수치를 살펴보면 2025년 51주 39.1명에서 52주 37.5명, 2026년 1주 36.4명으로 감소하다가 2주차에 다시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에서 발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7세에서 12세가 127.2명으로 가장 많았고, 13세에서 18세가 97.2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1세에서 6세 51.0명, 19세에서 49세 44.2명 순이었다. 고령층인 65세 이상은 9.0명으로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면역 취약성을 고려하면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다.
바이러스 유형 분석에서도 주목할 변화가 확인됐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채취한 호흡기 검체를 분석한 결과, 전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33.5%로 전주 대비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세부 아형을 살펴보면 B형 인플루엔자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5년 51주차 기준 B형 검출률은 0.5%에 불과했으나, 2026년 2주차에는 17.6%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A형 바이러스 비중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증가하는 B형 바이러스가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한 이번 절기 백신주와 높은 유사성을 보이며, 항바이러스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예방접종을 통해 충분한 방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통상적으로 늦겨울이나 초봄에 유행하던 B형 인플루엔자가 예년보다 빠르게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초기 유행기에 A형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경험이 있더라도 B형에 재감염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65세 이상 고령자, 어린이,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지금이라도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위생 관리가 집단 전파를 차단하는 핵심 요소라고 덧붙였다.
보건당국은 손씻기 생활화, 기침 시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마스크 착용, 실내 환기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 준수를 재차 당부했다.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료기관을 찾아 적절한 진료를 받고,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발생률이 높은 소아·청소년의 경우 가정과 학교에서 예방수칙을 반복적으로 교육하고, 증상이 있을 때 무리하게 등교나 등원을 하지 않도록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다층적 감시체계를 통해 동절기 인플루엔자 유행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관련 통계는 감염병포털 인플루엔자 대시보드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유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히 B형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예방접종과 기본 방역수칙 준수는 개인의 선택이 아닌 공동체 안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