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눈은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눈으로 직접 본 것을 가장 확실한 증거로 여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 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첨단 그래픽 기술, 교묘하게 편집된 가짜 뉴스, 소셜 미디어 속의 연출된 일상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시각 정보에 노출되어 있지만, 역설적으로 진실을 보기는 가장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히브리어 알파벳의 열여섯 번째 글자인 '아인(ע)'은 우리에게 충격적인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보는 것'인가, 아니면 '보여지는 것'에 속고 있는 것인가?" 아인은 문자 그대로 '눈(Eye)'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사물의 겉모습을 비추는 망막의 기능이 아니다. 아인은 표면적 현상의 껍질을 뚫고 그 이면에 숨겨진 본질과 의미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제3의 눈', 즉 '통찰의 눈'을 상징한다.
두 개의 뿌리, 하나의 시선
'아인(ע)'의 독특한 형상을 들여다보자. 두 개의 뿌리가 땅속 깊이 박혀있고, 그것이 위로 올라와 하나의 줄기로 합쳐져 하늘을 향하는 모습이다.
유대 신비주의 카발라(Kabbalah)는 이를 두고 인간에게 두 개의 눈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한다. 하나는 물리적 세계를 보는 '육신의 눈'이고, 다른 하나는 영적 세계와 본질을 보는 '영혼의 눈'이다. 아인의 형상은 이 두 눈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통합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현실의 땅에 두 발을 딛고 서서(두 뿌리), 하늘의 관점으로 상황을 해석하는(하나의 시선) 균형 잡힌 시각이다.
흥미롭게도 히브리어로 '아인(ע)'은 '눈'이라는 뜻과 동시에 '샘물(Spring/Fountain)'이라는 뜻을 가진다. 이는 심오한 통찰을 제공한다. 참된 봄(Seeing)은 지표면을 훑는 것이 아니라, 샘물을 찾기 위해 땅을 깊이 파내려 가듯 대상의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 그 근원을 만나는 행위라는 것이다.

숫자 70이 보여주는 '전체적인 진실'
아인의 숫자 값(Gematria)은 '70'이다. 히브리 전통에서 70은 '전체성', '완전함', '다양성'을 상징하는 숫자다. 노아의 후손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70개의 민족', 모세를 도운 '70인의 장로', 그리고 토라(율법)를 해석하는 '70가지의 얼굴(관점)' 등이 그 예다.
이것이 우리의 시각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숫자 70을 가진 아인(눈)은 우리에게 '전방위적 시각(Holistic Vision)'을 요구한다. 어떤 사건이나 사람을 대할 때, 내 눈앞에 드러난 단편적인 모습(1의 시각)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인의 눈을 뜬다는 것은, 그 이면에 얽혀 있는 70가지의 다양한 맥락과 숨겨진 사연, 그리고 전체적인 그림을 입체적으로 보려 노력한다는 뜻이다.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전체를 조망하는 지혜, 그것이 아인의 능력이다.
데이터는 주지만, 통찰은 주지 않는다
우리는 매 순간 스마트폰을 통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본다'. 하지만 많이 본다고 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보의 과잉은 우리의 직관을 무디게 하고, 자극적인 표면적 현상에만 반응하게 만든다.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정보 습득력'이 아니라, '정보 해석력' 즉 아인(ע)의 직관력이다. 화려한 성공 신화 이면에 감추어진 눈물, 상대방의 퉁명스러운 말투 속에 숨겨진 외로움, 사회적 갈등의 표면 아래 도사리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육신의 눈은 '무엇(What)'을 보지만, 아인의 눈은 '왜(Why)'를 본다. 육신의 눈은 화려한 포장지를 보지만, 아인의 눈은 그 안의 내용물을 본다. 당신이 표면적 현상에 속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깊이 보는 눈'을 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평생 세상이 보여주는 환영(Illusion)을 쫓다 생을 마감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육신의 눈을 감고 영혼의 눈을 뜨라
히브리어 열여섯 번째 글자 아인(ע)은 우리에게 시각의 혁명을 촉구한다. "보이는 대로 믿지 마라. 믿는 대로 보일 것이다. 그리고 더 깊이 들여다볼 때, 진실은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사멕(ס)의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힘을 얻었다면, 이제는 아인(ע)의 눈을 떠 울타리 밖의 세상을 직시할 차례다. 두려움 없이, 그러나 현혹되지 않고 본질을 꿰뚫어 보는 시선으로 말이다. 성경은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삼상 16:7)고 말한다. 신의 시선은 언제나 '아인(ע)'의 시선, 즉 중심을 꿰뚫어 보는 시선이다. 우리가 이 신의 시선을 닮아갈 때, 세상의 거짓에 속지 않는 참된 지혜를 얻게 된다.
잠시 분주한 시선을 거두고 눈을 감아보라. 육신의 눈이 감길 때, 비로소 내면의 눈이 떠지기 시작한다. 그 깊고 고요한 샘물 같은 눈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라.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세상의 질서와 아름다움이 당신의 시야에 들어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