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102화 무조건 좋은 것이 좋은 게 아니다. 때론 아닐 때도 있다.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말하지 않은 생각들, 삼켜버린 감정들의 묘한 무게감

모두를 만족시키는 선택보다 자신에게는 솔직한 선택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좋은 게 좋은 것’이라 믿으며 살아온 시간

나는 오랫동안 ‘좋은 게 좋은 것’이라 믿으며 살아왔다. 굳이 갈등을 만들지 않아도 되고, 굳이 분위기를 흐리지 않아도 되는 선택이 늘 더 어른스러운 태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웬만하면 고개를 끄덕였고, 웬만하면 맞춰주었으며, 웬만하면 넘어갔다. 그 선택들이 누군가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옳은 길이라 여겼다.

 

평화 뒤에 쌓여가던 작은 피로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 ‘웬만함’이 내 마음을 조금씩 지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문제도, 눈에 띄는 갈등도 없었지만 속으로는 작은 불편함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말하지 않은 생각들, 삼켜버린 감정들, 애써 웃으며 넘긴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며 묘한 무게로 남았다.

 

스스로 결정하는 삶을 떠올리다

어제 블로그와 칼럼에도 적었듯이 요즘 나는 남의 말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닌, 스스로 결정하는 삶의 중요성을 자주 생각하게 된다. 그 생각의 연장선에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 역시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과연 나는 평화를 선택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책임을 피한 것이었을까 하는 질문이 뒤따랐다.

 

무조건 평화로운 것이 항상 옳지는 않다

무조건 평화로운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찰이 없고, 다툼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관계가 건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갈등을 피하기 위해 서로의 생각을 꺼내지 않는 관계는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안에서는 천천히 멀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사실을 조금 늦게 배웠다.

 

아니라고 말해야 할 순간들

때로는 아니라고 말해야 할 순간이 있다. 조금 불편해지더라도 내 생각을 꺼내놓아야 할 때가 있다. 그 순간을 계속 피하다 보면 관계의 평화는 유지될지 몰라도, 정작 나는 그 안에서 점점 사라지게 된다. 

 

침묵은 갈등을 없애는 방법이 아니라, 갈등을 안 보이게 숨기는 방법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게 좋은 것’ 뒤에 숨은 마음

돌이켜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 뒤에는 책임을 미루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었다.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함. 

 

그 편안함은 잠시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기준을 흐리게 만들었다.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일을 점점 덜 하게 되었다.

 

무조건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에서 벗어나기

요즘 나는 무조건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기보다, 필요할 때는 불편한 선택도 해보려 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선택이 아니라,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솔직한 선택을 해보려 한다. 

 

그 선택이 당장은 어색하고, 때로는 관계에 작은 파문을 만들지라도, 그 파문을 감당하는 것이 성숙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쉽지 않은 연습

물론 이 과정은 쉽지 않다. 여전히 망설이고, 말을 꺼낸 뒤 괜히 말했나 싶은 순간도 많다. 마음이 편해지기보다는 오히려 더 복잡해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말하지 않아서 생기는 후회보다, 말해보고 생기는 불편함이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

 

관계가 오래 가는 방식

무조건 평화로운 관계보다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부딪칠 수 있는 관계가 더 오래 간다는 사실을 조금씩 체감하고 있다. 갈등이 있다는 것은 아직 관계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침묵보다 대화가, 회피보다 표현이 관계를 지키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지금, 무엇을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로 넘기고 있는가.

혹시 지금도 마음속에서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괜히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말을 삼키고 있지는 않은가. 그 침묵은 정말 평화를 위한 선택인지, 아니면 나 자신을 미루는 선택인지는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아닐 때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닐 때도 있다. 때로는 아니라고 말하는 용기가 가장 나다운 선택이 된다. 무조건 평화를 유지하려 애쓰는 삶보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내 기준을 지키는 삶이 결국 나를 지켜준다. 

 

나는 요즘 그 용기를 조금씩 연습하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나를 지우지 않는 선택을 해보는 것이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1.22 13:24 수정 2026.01.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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