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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쉐어, “결혼식 대신 우물을”…서한나·류현 부부가 선택한 500만원의 시작

예식 대신 식수… 인생의 출발선에서 나눔을 택한 부부

미얀마 빈민촌에 우물 설치, 결혼기념일은 완공된 날

“의미 있는 결혼을 하고 싶었다”… 개인의 선택이 만든 공동체 변화

서한나·류현 씨 부부는 결혼식 비용으로 미얀마 흐마우비 타운십 지역에 우물을 기부했다. 사진=서한나 제공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쉐어는 서한나(33)·류현(33) 씨 부부가 결혼 예식을 대신해 결혼 자금 500만원을 기부하며, 미얀마 흐마우비 타운십 수상가옥 밀집 지역에 우물 1기를 설치했다고 22일 밝혔다.

 

두 사람의 선택은 ‘결혼식은 꼭 해야 하는 것’이라는 통념에서 한 발 비켜선 결정이었다. 대학 시절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만난 이들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리다운 시작’에 대해 고민했고, 그 답을 나눔에서 찾았다. 축하와 형식에 집중된 하루보다,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랐다는 것이 부부의 설명이다.

 

서한나 씨는 “어릴 때부터 결혼식 자체보다는 어떤 결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며 “물은 삶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만큼,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식수 부족으로 인해 아이들이 일상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현실은 두 사람의 마음을 더욱 움직였다.

 

부부는 기부처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신중했다. 유기견 보호소나 미혼모 시설 등 국내 후원도 고려했지만, 깨끗한 물을 구하기 어려운 해외 아동들의 상황을 접한 뒤 해외 우물 지원으로 방향을 정했다. 여러 기관을 살펴본 끝에 오랜 기간 우물 사업을 진행해 온 월드쉐어를 통해 후원을 진행하게 됐다.

 

결혼식을 생략하는 결정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가족과 친지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가 부모는 두 사람의 뜻을 존중했고, 형식보다 가치에 무게를 둔 선택에 응원의 뜻을 전했다. 부부는 이 과정 자체가 이미 결혼의 시작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말한다.

 

우물은 지난해 12월 22일 완공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날짜는 부부가 새로운 인생을 함께 시작한 날이 됐다. 두 사람은 우물 완공일을 공식적인 결혼기념일로 삼았다. 서한나 씨는 “현판에 저희 이름이 새겨진 우물 사진을 보고서야 비로소 실감이 났다”며 “그 순간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우물은 보건소와 월드쉐어 공부방 인근에 설치돼, 아동은 물론 지역 주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식수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물을 얻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던 아이들의 일상도 크게 달라졌다. 깨끗한 식수는 건강과 위생, 교육 참여에도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들의 선택은 주변에도 작은 파장을 일으켰다. 서한나 씨는 “결혼이나 아이 생일 같은 삶의 기념일을 기부로 남기고 싶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며 “누군가에게 그런 생각의 계기가 됐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선택 이후, 더 책임감 있게 살아가야겠다는 마음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월드쉐어 국제사업부 이병희 책임은 “개인의 결단이 지역사회의 환경을 바꾸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나눔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삶의 중요한 순간에 방향을 달리 선택한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한편 월드쉐어는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그룹홈 운영, 해외아동결연, 교육·보건 사업, 인도적 긴급구호 등 아동과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국제개발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성 2026.01.23 10:09 수정 2026.01.2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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