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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D-100…다주택자들, 매도 대신 버티기 선택”

대출 막히고 계약 지연…매물은 줄고 증여는 늘어난다

공급 절벽 현실화…전세난이 매매가 하락 저지선 될 듯

"5월 10일, 다주택자에게 닥친 운명의 날…부동산 시장 ‘숨죽인 100일’"

오는 5월 10일, 다주택자들에게는 단순한 날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정부가 유예해 왔던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이 날을 기점으로 다시 시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연장 불가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시장은 사실상 '폭풍 전야'의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핵심은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에 대해 다시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가 추가된다. 여기에 지방소득세까지 포함되면 최고 실효세율은 무려 82.5%에 달한다. 문제는 공제 혜택도 전면 배제된다는 점이다. 1주택자의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통해 최대 80%까지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다주택자는 이런 혜택이 없다. 명목상 이익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셈이다.

[사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대한 이미지, notebooklm 생성]

정부는 한 가지 유예책으로 ‘계약일 기준’ 적용을 도입했다. 잔금일이 아니라 계약일이 5월 9일 이전이면 중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은 “5월 9일까지 계약한 건에 한해 중과 유예 조치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토지거래허가제 등으로 인한 행정 지연을 고려한 조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우세하다. 실제로 토허제 구역에서는 허가 절차에만 수주가 소요되고, 계약 자체가 지연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도의 병행으로 인해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고,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는 극심하다. 

 

특히 시가 25억 원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2억 원에 불과해, 사실상 현금 거래만 가능한 시장이 됐다. 매수자가 대출을 받으려면 실거주를 증명해야 하지만, 기존 세입자나 매도자가 거주 중인 경우에는 거래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 실거주 요건과 대출 조건이 얽히면서 거래는 멈춰버린 셈이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들은 ‘매도’가 아닌 ‘증여’로 방향을 틀고 있다. 양도세율이 80%를 넘는 상황에서, 10억 원 차익에 대해 8억 원을 세금으로 내느니, 자녀에게 증여세(약 12%)를 내고 자산을 이전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세무 전문가는 “절감된 세금만으로도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매물 자체가 시장에 나오지 않는 ‘매물 잠김’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전세 시장도 불안하다. 규제지역의 실거주 요건 강화로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전세 공급이 줄고, 전셋값은 다시 오름세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전세의 월세화로 이어지고, 결국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의 하방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공급 측면의 압박도 심각하다. 2026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2.9만 가구로, 전년 대비 31.6%나 줄어들 전망이다. 전국적으로도 24% 이상의 감소가 예상된다. 수요는 얼어붙고 공급은 줄며, 시장은 유례없는 불균형에 직면하고 있다.

 

수원대학교 부동산학전공 노승철 교수는 “현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단기 차익에만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자산 보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특히 유동성과 절세 전략을 함께 고려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어 “다주택자의 일괄 처분보다는 보유 주택의 구조조정, 가족 간 자산 분산, 그리고 비과세 요건 충족을 위한 사전 계획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또 “시장은 정부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고, 정책 신뢰도가 낮을 경우 반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공포에 휘말리기보다는 세제 변화의 구조를 면밀히 분석해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의 시장을 ‘양도세 중과라는 칼날’과 ‘공급 부족이라는 방패’가 정면 충돌하는 형국으로 해석한다. 다가올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유세 개편 논의가 정치적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되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이기남 정기자 기자 ds3huy@kakao.com
작성 2026.01.26 15:50 수정 2026.01.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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