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시니어타임즈 기획 시리즈 - NLP와 감정코칭 ④]
감정에도 '이정표'가 있다: 내 감정의 이름 불러주기
글: 김형철 교수 (시니어 자기계발 작가/경영학 박사)

1. 막연한 '불편함'이라는 안개 속에 갇힌 영시니어들
"기분이 좀 어떠세요?"라는 질문에 많은 영시니어는 "그냥 좀 그래", "답답해", "별로야" 같은 모호한 단어로 대답하곤 합니다. 평생을 '인내'와 '책임'이라는 미덕 아래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온 세대에게, 자신의 내면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일은 낯설고 서툰 작업입니다.
하지만 감정의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우리는 그 감정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안개 속에서는 길을 찾을 수 없듯, 이름 없는 감정은 우리 영혼을 방황하게 만듭니다.
감정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알려주기 위해 찾아온 '메신저'입니다. 이 메신저가 들고 온 편지를 읽으려면, 가장 먼저 그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한 '이름'을 불러주어야 합니다.
2. 뇌과학의 발견: 이름을 부르는 순간, 편도체는 진정된다
뇌과학에는 '이름 붙이기의 마법(Affect Labeling)'이라는 원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극심한 분노나 불안을 느낄 때, 뇌의 공포 센터인 '편도체(Amygdala)'는 비상벨을 울리며 폭주합니다. 이때 "아, 내가 지금 '억울함'을 느끼고 있구나" 혹은 "내 안에 '소외감'이 찾아왔구나"라고 감정에 이름을 붙여 선언하는 순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폭주하던 편도체의 활동은 잦아들고,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Prefrontal Cortex)'이 활성화됩니다. 감정을 느끼는 주체에서 감정을 관찰하는 주체로 위치가 이동하는 것입니다. 이름을 부르는 행위 자체가 날뛰는 감정의 야생마에게 고삐를 채우는 인지적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이것이 바로 감정코칭의 핵심인 '감정 인지'의 힘입니다.
3. 감정의 입자도(Granularity): 정교한 언어가 정교한 삶을 만든다
NLP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정교함이 곧 우리 세계의 넓이라고 말합니다. 감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풍부할수록 우리는 자신의 상태를 더 명확히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를 '감정의 입자도'라고 합니다.
단순히 "화가 난다"는 표현 뒤에는 '서운함', '배신감', '부러움', '무력감' 등 수많은 결의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만약 내가 느끼는 화가 실은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무력감'임을 깨닫는다면,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는 대신 나 자신을 보듬는 올바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영시니어의 성숙함은 바로 이 지점, 자신의 감정을 세밀하게 분별하고 그 이정표를 따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지혜에서 완성됩니다.
4. 영적 통찰: 이름을 짓는 것은 다스림의 시작이다
성경의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새를 이끌어 오시며 그가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보셨습니다. 아담이 각 생물을 부르는 것이 곧 그 이름이 되었고, 이는 곧 만물을 다스리는 권위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의 내면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안에 솟구치는 감정들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하신 '내면의 통치권'을 회복하는 신성한 과정입니다. 내 감정을 방치하지 않고 이름을 불러 질서를 부여할 때, 우리는 비로소 감정에 휘둘리는 존재가 아니라 감정을 다스리는 '마음의 청지기'가 됩니다. 감정의 이정표를 읽는 법을 배우는 것은, 창조주가 설계한 평안의 길로 들어서는 첫걸음입니다.
오늘 당신의 감정은 어떤 이름을 원합니까?
오늘 하루, 가슴속이 답답하거나 이유 없이 우울하다면 잠시 멈춰 서십시오. 그리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지금 내 마음이 말하고 싶은 이름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십시오.
'불안'입니까, 아니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입니까? '외로움'입니까, 아니면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평온함'입니까? 정확한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그 감정은 당신을 해치는 공격자가 아니라 당신의 길을 안내하는 친절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당신의 감정에 따뜻한 이름표를 달아주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