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런던 중심부에 중국의 대규모 대사관 건설을 공식 승인하면서 국가 안보와 인권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하 대규모 시설과 핵심 통신 인프라와의 근접성이 알려지며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최근 런던 타워 햄릿 지역의 옛 왕립 조폐법원(Royal Mint Court) 부지에 중국 대사관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약 21만5,000평방피트 규모의 이 대사관은 완공 시 유럽 최대 중국 외교 시설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2022년부터 해당 부지에 ‘슈퍼 대사관’ 건설을 추진해왔으며, 지방 의회의 반대와 안보 우려로 여러 차례 지연된 바 있다.
영국 일간지 더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공개된 설계도에는 대사관 지하에 208개의 비공개 공간이 포함돼 있으며, 이 중 일부는 런던 금융가와 캐너리 워프를 잇는 핵심 광섬유 케이블과 약 1미터 거리로 알려졌다. 해당 케이블은 대규모 금융 데이터와 통신 트래픽을 처리하는 주요 인프라로, 보안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BBC와 폭스뉴스도 지하 시설과 통신 인프라 접근 가능성을 두고 첩보 활동 의혹을 보도했다.
영국 야당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는 대사관 지하 공간과 고온 공기 배출 시스템 등이 정보 활동에 활용될 소지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히 홍콩·티베트·신장 출신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밀집한 지역 인근에 대사관이 들어설 경우, 초국경 감시와 압박의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중국 정부는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대사관 건설은 정상적인 외교 활동의 일환이고, 지하 공간은 보안과 운영을 위한 일반적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 역시 정보기관인 MI5와 MI6가 공식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승인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국제 사회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의회 중국 공산당 특별위원회 소속 존 물레나르 의원은 “중요 인프라 인근에 대규모 중국 대사관 건설을 허용하는 것은 심각한 안보 위험”이라고 비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런던 중국 대사관 건설 승인으로 영국은 중국과의 외교·경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안보와 인권 문제를 관리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향후 추가 조사와 후속 조치, 그리고 국제 사회의 반응이 영국의 대중 외교 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