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와의 전쟁은 석유를 둘러싼 전쟁이 될 것이며,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파괴할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보유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란도 아니다. 중동 국가조차 아니다. 현재 확인된 기준으로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는 베네수엘라다. 이 사실이 지금 국제 정세의 핵심에 놓여 있다.
베네수엘라는 약 3,030억 배럴에 달하는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오리노코 벨트에 집중돼 있다. 이 지역의 원유는 초중질유로, 고도의 정제 기술이 필요하지만 매장량 자체만 놓고 보면 세계 최대 규모다. 석유는 베네수엘라를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로 만든다.
그럼에도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향해 마약 유입 차단과 독재 정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마약의 상당수는 멕시코를 경유한다. 만약 마약 문제가 전쟁의 핵심 명분이라면, 왜 멕시코가 아닌 베네수엘라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폭군으로 규정하며 선거 조작을 문제 삼는 주장도 이어진다. 하지만 국제 사회에는 그보다 더 가혹한 통치를 하는 정권들도 존재한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북한과 전쟁을 선택하지 않았다. 전쟁에는 반드시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이유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루스 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를 드나드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해 전면 봉쇄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석유와 자산을 강탈했으며, 해당 자산이 마약 밀매·테러·인신매매 자금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에 대한 해상 봉쇄는 사실상 전쟁 행위에 준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1961년 미 법무부 내부 메모에 따르면, 해상 봉쇄는 국제법상 전쟁 상태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는 교전 행위로 규정돼 있다. 역사적으로도 해상 봉쇄는 언제나 전쟁의 전조였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를 “비이성적인 해상 군사 봉쇄”로 규정하며, 유엔에서 국제법 위반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주권 침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실제로 봉쇄를 집행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CNBC 보도에 따르면, 현재 카리브해에는 과거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운송한 이력이 있는 제재 대상 유조선이 최소 34척 정박해 있다. 이 가운데 최소 12척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적재한 상태로 파악된다. 최근 나포된 유조선 한 척에 실린 원유 가치는 약 6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문제는 이 조치가 베네수엘라만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5년 기준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의 약 76%를 중국이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하루 약 90만 배럴을 생산하며, 이는 글로벌 공급량의 약 1%다. 크플러(Kpler)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이 물량의 핵심 수요국이다.
중국은 이미 미국의 조치를 “베네수엘라에 대한 괴롭힘”이라고 비판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경제가 필요로 하는 석유 수송을 미국이 차단하는 상황을 중국이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다.
만약 다른 국가가 미국에 필요한 석유를 실은 유조선을 나포한다면, 미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예상치 못한 전략적 대응을 촉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이 대만 문제에 대한 판단을 바꿀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경험은 정권 교체 전쟁의 한계를 분명히 보여줬다. 2025년이 이미 전쟁의 해로 기록되고 있는 가운데, 베네수엘라에서 무력 충돌이 현실화될 경우 2026년의 국제 질서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악화될 수 있다.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지만, 이미 결정이 내려진 듯한 분위기 속에서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마이클 스나이더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