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이미 경제의 중심축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서비스 품질을 공식적으로 인증받는 기업은 많지 않다. KS 서비스 인증 제도는 존재하지만, 현장에서의 참여는 기대에 못 미친다.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인증을 받아도 체감되는 혜택이 없다”는 것이다. 인증 준비에는 시간과 비용, 조직 내부의 변화가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 확대나 시장 접근의 실질적 이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기업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결국 문제는 제도의 필요성이 아니라, 제도가 기업에게 어떤 ‘이익 구조’를 만들어주고 있는가에 있다.
해외 사례는 이 지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영국은 Customer Service Excellence(CSE)를 통해 공공서비스 품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인증을 공공부문 사업 수행 역량의 신뢰 기준으로 활용해 왔다. 일부 기관에서는 CSE 도입 이후 민원 대응 체계가 정비되고 서비스 프로세스가 표준화되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인증이 내부 개선 도구로 작동한 셈이다. 일본은 ‘오모테나시 규격’을 도입해 서비스의 무형적 가치를 제도화하고, 이를 정책자금 및 홍보 체계와 연계해왔다. 인증 기업은 각종 지원 사업에서 우대받고, 정부 포털을 통한 홍보 지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두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증이 단순한 표식이 아니라 신뢰 자산으로 기능한 것이다.
독일과 EU 지역의 Service Quality Germany(SQD)는 지역 관광 정책과 결합해 단계별 인증 체계를 운영한다. 지자체와 상공회의소가 교육과 공동 마케팅을 지원하면서 참여 기업 네트워크가 확대되었고, 지역 단위 서비스 만족도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인증을 일회성 통과가 아닌 지속적 품질관리 과정으로 설계한 결과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인증을 “좋은 제도”로 권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증이 곧 시장 기회와 연결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원이 결합될 때, 인증은 기업 내부의 관리 체계 개선과 외부 신뢰도 향상이라는 두 가지 성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사례들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 역시 인증 활성화에 대한 방향을 이제는 현안으로 조속히 검토해야 할 시점임을 알 수 있다. 첫째, 공공 조달과 위탁사업 평가에서 KS 서비스 인증에 실질적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인증이 매출 기회로 이어진다면 기업의 참여 동기는 자연스럽게 강화된다. 둘째, 중소 서비스 기업을 위한 인증 비용 매칭 지원이나 컨설팅 바우처 제도를 도입해 초기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 셋째, 정부 차원의 통합 홍보와 공식 품질마크 노출을 통해 인증 기업이 소비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로 인식되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과 경험, 그리고 신뢰에서 비롯된다. 표준과 인증은 그 신뢰를 명시화하고 제도화하는 장치다. 다만 제도가 스스로 힘을 갖기 위해서는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유인이 함께 설계되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제도는 심어 놓는 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 나무와 같기 때문이다. 꾸준히 물을 주고 곤충이 찾는 환경으로 가꾸어 주면서 시간이 쌓여야 달디단 열매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기업이 스스로 선택하는 제도가 되어서야 비로소 인증은 진정한 산업의 경쟁력으로 단단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박윤주
경영학박사(서비스경영)
경기대학교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