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밖에 난 몰라 - 송영배 -
여자의 신비란
은밀히 정성을 들여
화장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경대앞에 앉아
연지 곤지
입술과 눈썹을
몇 번이나 그리고 또 고친다.

조금 진한가 싶으면 지우고,
조금 흐린가 싶어 다시 덧댄다
그 과정이 꼭
마음을 고르는 일 같아서다
분가루가 살포시 날리고
은은한 향이 방 안에 번지면
미의 마력은
그새 공기의 결을 바꿔 놓는다.
웬만하면
여자는 그렇게
조금 더 아름다워진다.
서방이
한눈팔지 못하게
꾹꾹 눌러 분을 바르고
볼을 토닥토닥~
누워있는 애 아빠는
괜히 곁눈질을 하다
마누라의 펑퍼짐한 엉덩이에
잠시 시선을 두고는
마누라 엉덩이를 토닥토닥
춘정을 느끼며 말없이 웃는다
그저
살아온 시간만큼 넓어진 몸짓에
익숙한 온기가 묻어 있어서다
그 엉덩이를
달래듯
토닥토닥
그런데 요즘은
그 토닥임이 뜸하다.
서방님이
곁눈질도 안 준다
괜히
섭섭하다
그래서 오늘은
정성을 다해 치장했다
서방님과 자전거를 타고
읍내 장터에 나가
맛난 것 먹고
영화 한 편 보고
돌아오는 길에
팔장도 끼고
달아오른 춘정을
식히고 싶었는데
사랑이란
거창한 말보다
이런 사소한 눈길 하나
토닥임 하나로
다시 데워지는 것일 텐데
경대 앞에서
분가루를 털며
오늘도 그런 마음을
조심스레 고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