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 간 외교적 긴장이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일본 총리가 1972년 중·일 공동성명에 명시된 대만 관련 입장을 공식 재확인했지만, 중국은 이를 불충분하다고 평가하며 외교·경제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국회에서 “대만에 관한 일본 정부의 기본 입장은 1972년 중·일 공동성명에 명시된 그대로이며, 변경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해당 성명은 일본이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수주간 이어진 중·일 간 외교 마찰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1월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공격할 경우 일본이 군사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언급해 베이징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이후 중국은 외교적 비판 수위를 높이는 한편, 경제·문화 분야에서 보복성 조치를 취해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일본 극우 세력의 도발을 단호히 억제해야 한다”고 발언했으며, 프랑스 외교장관과의 회동에서도 중국의 대만 관련 입장에 대한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적 파장도 가시화됐다. 중국 관영 CCTV 보도에 따르면 12월 예정됐던 중·일 항공편 약 1,900편이 취소돼 전체 계획 운항의 약 40%가 줄었다. 삿포로와 오사카 등 주요 도시 노선이 큰 영향을 받았으며, 일본 대중음악 가수들의 콘서트를 포함한 최소 30건의 문화 행사가 중국 각지에서 취소됐다.
군사적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중·일 양국 해경 선박이 다시 충돌해, 서로 상대국의 영해 침범을 주장하며 공방을 벌였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외신 기자회견에서 서울이 잠재적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히며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은 갈등을 고조시킬 뿐이며, 공존의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취임 이후 강조해온 실용적 지역 외교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대만 정책 재확인은 외교적 긴장을 관리하려는 시도로 보이지만, 중국은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간 인식 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동아시아 지역의 외교·안보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