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를 맞이한 지도 한 달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았다고 해서, 우리의 마음도 달력 페이지처럼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아직 2025년에 살고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바뀐 것은 크게 없고, 그저 날짜를 가리키는 숫자뿐이라는 생각에서 그렇습니다. 새해에 무엇을 해야 할지, 새해라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동양 고전인 『대학』 2장에는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실로 어느 날에 새로워진다면, 이를 통해 날마다 새로워질 것이며 또 날로 새로워질 것이라는 뜻입니다. 은나라의 시조인 탕 임금은 이 말을 세숫대야에 적어 놓고 매일 아침 되새겼다고 합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뜻을 정성스레 가다듬으며 자신을 수양하고 마음을 단정히 했다고 합니다.
새해에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이를 이행하라는, 숱한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메시지를 되풀이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러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새해를 의미 있게 보내는 데에는 새로운 계획도, 자기계발서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 구절은 우리에게 파이팅하라는 말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루를 진실로 새롭게 만들라는 말입니다.
일전에 김수영 시인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시를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면 다음 시를 못 쓰게 된다. 다음 시를 쓰기 위해서는 여태까지의 시에 대한 사변(思辨)을 모조리 파산시켜야 한다. 혹은 파산시켰다고 생각해야 한다. 말을 바꾸어 하자면,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대학』과 김수영 시인의 말은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정성스레 만들어온 과거를 과감히 파산시켜야만 다음의 순간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우리의 삶이 시곗바늘처럼 반복되는 일상이라 하더라도, 그 시간을 정성껏 보내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것을 쉽게 파산시킬 권리가 없습니다. 어제를 충분히 견디고 고민하고 깨달아야만 합니다.
그러니 어제를 온몸으로 채웠다면, 자연스레 오늘의 나도 온몸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오늘을 새롭게 살았다면 내일을 새롭게 살 수 있습니다. 새로움에는 굳이 1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저는 오늘의 한 순간을 소중히 보내려 합니다.
K People Focus 아사달97 칼럼니스트
대화하는 개인주의를 공부하는 청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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