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116화 2026 우리문학 ‘봄’ 호 신인상 수상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오늘도 일상을 기록하며 배움을 이어간다

이 작은 시작이 또 다른 봄으로 이어지기를....

▲ 기다림의 시간은 도전의 여운을 더 또렷하게 만들었다. [사진=김기천 칼럼니스트]

 

한 권사님의 권유에서 시작된 도전

얼마 전, 교회에서 늘 글을 읽고 지켜봐 주시던 한 권사님의 권유로 문학 공모전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날 권사님께서 건네주신 공문은 예상보다 담담했고, 나는 그 내용을 조심스럽게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갔다. 수필 부문이라는 문구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오래전부터 글을 써왔지만,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세상 앞에 내놓을 용기는 쉽게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만큼은 한 번 도전해 보자는 마음이 조용히 자리 잡았다.

 

세 편의 원고와 반복된 망설임

총 세 편의 수필을 썼다. 한 편을 쓰고 나면 고쳐야 할 문장이 보였고, 고치고 나면 다시 망설임이 따라왔다. 이 글이 과연 문학수필이라 불릴 수 있을지, 내 이야기가 누군가의 눈에 닿을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수없이 질문했다. 몇 차례의 검토와 수정을 거친 끝에 원고를 메일로 송부했다. 전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까지도 ‘이 선택이 맞을까’라는 생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기다림이라는 또 하나의 과정

제출 마감 기한이었던 1월 24일이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결과에 대한 떨림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도 회신 메일은 오지 않았고, 궁금함을 이기지 못해 권사님께 조심스럽게 상황을 여쭤보았다. 곧 연락이 올 것이라는 말을 전해 듣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기다림의 시간은 도전의 여운을 더 또렷하게 만들었다.

 

메일 알림 하나가 멈춰 세운 시간

1월 30일, 그날 역시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의 흐름 속에 있었다. 그러다 휴대폰에 메일 도착 알림이 떴다.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나는 곧바로 메일을 열지 못한 채 잠시 멈춰 섰다. 그 마음을 그대로 메모로 남겼다. 좋은 결과가 오기를 바라되, 어떤 결과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다짐이었다. 도전의 결과를 넘어, 이 과정 자체가 이미 나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었다.

 

당선이라는 단어가 현실이 되던 순간

메모를 남기고 메일을 열었다. 잠시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화면을 바라보았다.
“김기천 수필가님, 《우리문학》 2026년 봄호 수필 부문 당선을 축하합니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머릿속이 잠시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당선이라는 단어는 늘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그날만큼은 분명히 내 앞에 놓여 있었다. 근무 중이었기에 기쁨을 크게 드러낼 수는 없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오래 눌러 두었던 감정들이 조용히 터져 나오고 있었다.

 

신인상이라는 새로운 이름 앞에서

메일에는 수상 소감과 프로필 사진, 도서 수령을 위한 정보 요청과 함께 당선작이 2026년 《우리문학》 봄호에 심사평과 함께 발표될 예정이라는 안내가 담겨 있었다. 신인상 시상식 역시 추후 공지될 것이라는 문구를 여러 번 다시 읽었다. 기쁨과 동시에 이 이름에 어울리는 글을 써야 한다는 책임감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도전이 남긴 가장 분명한 사실

돌이켜보면 분명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설령 이번에 좋은 결과가 찾아오지 않았더라도, 이 도전의 과정과 경험은 분명 나의 자산으로 남았을 것이다. 글을 쓰고, 다듬고, 제출하고, 기다리는 모든 시간이 나를 한 단계 앞으로 이동시켰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우리는 얼마나 자주 스스로에게 도전의 기회를 허락하고 있는가.

결과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도전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혹시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평가절하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도전은 결과 이전에 삶의 방향을 점검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잊고 살아가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또 다른 봄을 향한 시작

이번 수상은 결코 완성이 아니다. 오히려 이제 막 문학이라는 길의 문턱에 서게 된 순간에 가깝다. 배워야 할 것도, 채워야 할 것도 아직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걸어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오늘도 일상을 기록하며 배움을 이어간다. 이 작은 시작이 또 다른 봄으로 이어지기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기대해 본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2.10 20:18 수정 2026.02.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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