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기가 달린 유조선을 압수하고 러시아 군함이 보호하는 것은 러시아와 평화를 이루는 좋은 방법이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러시아 지도부를 분노하게 만들고 싶었다면, 우리는 그 목표를 정확히 달성했다. 미국이 러시아 국기를 단 유조선을 나포했고, 더 충격적인 사실은 그 유조선이 러시아 군함들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러시아를 극도로 자극하는 행동은 결국 심각한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만약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외교 외에는 다른 해법이 없다.
아직 이 소식을 접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미군은 최근 두 척의 유조선을 추가로 나포했다. 이 가운데 한 척은 러시아 국적 선박이었다. 미국은 북대서양에서 극적인 추격전 끝에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나포했으며, 이 선박은 과거 ‘벨라 1’로 불리다 제재를 피해 ‘마리네라’로 선명을 바꾼 선박이었다.
미국은 또 다른 제재 유조선인 M/T 소피아호도 나포했다고 밝혔으며, 해당 선박이 카리브해에서 불법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전에 벨라 1로 알려졌던 유조선은 러시아로부터 러시아 선박으로 등록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문제는 그 이후 벌어진 상황이다. 러시아는 이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잠수함과 기타 해군 자산을 파견했다. 비어 있는 녹슨 유조선 하나가 미·러 관계의 새로운 분쟁 지점이 된 것이다. 이 선박은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미국의 봉쇄를 2주 넘게 피해 다녔지만, 결국 석유를 싣지 못한 채 추적당했다.
러시아 군함들이 보호하고 있는 유조선을 나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위험한 행동이다. 더욱이 러시아 측은 미국에 해당 선박 추적을 중단해 달라고 명확히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작전을 강행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당시 상황을 “우려스럽다”고 평가하며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후 즉각 미국의 행동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해당 유조선이 러시아 국적 아래 국제 해역을 항해하며 국제 해양법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의회 상원 의원 안드레이 클리샤스는 미국의 행동을 “노골적인 해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베네수엘라 석유 봉쇄가 전면적으로 시행 중이며, 전 세계 어디에서도 안전한 선박은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교통부는 “어떤 국가도 적법하게 등록된 다른 국가의 선박에 무력을 사용할 권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강경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알렉산더 두긴은 이제 “서방과의 전면전이 시작될 때”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 내에서 매우 영향력 있는 인물이며, 그의 발언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미·러 간 평화 협정이 성사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양국 간 직접 충돌 가능성이 훨씬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다가오고 있다. 이번에 러시아 군함들이 개입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다음번에도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 사안은 중국을 크게 자극하기도 했다. 미국이 제재로 동결된 베네수엘라 석유를 최대 5천만 배럴까지 정제·판매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은 이를 자국 이익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막대한 자금을 대출했고, 이미 상당량의 석유를 확보해 온 국가다.
중국은 사용하는 석유의 약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석유 접근권을 잃는 것은 치명적이다.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지, 그리고 이들이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판단하는 순간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많은 미국인들은 강경 노선을 환호하지만, 상대의 반격은 결국 시간문제일 뿐이다.
-마이클 스나이더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