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보급과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경기도가 변화하는 고용 생태계에서 소외될 수 있는 취약 노동자들을 위한 전방위적 보호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단순한 현황 파악을 넘어 실무 현장에 즉각 적용 가능한 파격적인 정책 대안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향후 대한민국 노동 정책의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지난 11일, 일하는시민연구소와 함께 '경기도 노동자 권익보호 사업개발 정책연구' 최종 보고회 및 토론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연구는 여성과 청년, 고령층은 물론 최근 급증한 플랫폼 종사자 등 고용 취약계층이 직면한 실제 고충을 심층 분석하여, 경기도만의 독자적인 노동 행정 혁신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발표를 맡은 박영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기도의 산업 구조가 기존 제조업 기반에서 과학기술 서비스 및 보건복지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제는 노동자의 주거지가 아닌, 실제 업무가 이뤄지는 사업체 소재지를 중심으로 한 실무형 보호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며 행정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했다.
이어 박성국 연구위원은 생애주기별 노동 환경의 고질적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구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성 차별, 사회 초년생인 청년들의 근로계약 미작성 관행, 은퇴 기로에 선 고령층의 고용 불안 등 각 세대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잇는 촘촘한 노동 정책 전달 체계가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이 제안한 '경기도형 노동정책 15대 핵심 과제'다. 여기에는 ▲일과 삶의 균형을 극대화할 '주 4.5일제' 시범 사업 ▲기후 위기 상황에서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폭염 시 업무 중단 및 손실 보상제' ▲복지의 사각지대인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위한 '유급 휴가 지원' ▲초단시간 노동자의 최소 생계 유지를 위한 '최소 생활시간 보장제' 등 혁신적인 내용들이 포함됐다.
특히 경기도는 기존 노동권익센터를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 등 모든 '일하는 사람'을 포괄적으로 케어하는 전문 행정 기구로 재편할 방침이다. 이는 향후 지자체에 근로감독 권한이 위임될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로, 경기도의 노동 행정력을 한 단계 격상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조상기 경기도 노동권익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노동 시장 환경 속에서 경기도가 추구해야 할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했다"며 "제안된 혁신 과제들을 도정에 적극 반영해 도민들이 일터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효능감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동 환경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경기도의 이번 선제적 대응은 기술 진보의 혜택이 자본뿐만 아니라 노동 현장의 가장 낮은 곳까지 스며들게 하려는 진정성 있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민관의 지속적인 협력이 뒷받침된다면,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경기'는 머지않은 미래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