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UN) 보도에 따르면, 클라우디오 코르도네 UN 시리아 특별 부대표가 시리아의 정치적 전환과 국가 통합 과정에 대해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 거주 지역이 중앙 정부로 평화롭게 귀속되는 과정과 관련 권리 보장 현황이다. 코르도네 부대표는 카미슐리 공항 반환과 같은 긍정적인 진전 상황을 언급하며 이주민들의 안전한 귀환을 촉구했다. 또한, 그는 시리아 남부에서 지속되는 이스라엘의 공격과 영토 침해 행위를 비판하며 국제법 준수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수감 시설에 있는 IS 용의자들의 이송 및 사법 처리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보고 되었다. 이번 보고는 시리아의 안정화 단계에서 나타나는 군사적, 행정적 통합의 복잡한 양상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멈춰버린 줄 알았던 시리아의 시계가 다시 움직인다
오랜 시간 국제 사회에서 시리아는 ‘동결된 분쟁’의 전형이자 해결 불가능한 교착 상태의 대명사였다. 파편화된 영토와 끝없는 내전은 시리아의 시계를 10년 넘게 멈춰 세운 듯 보였다. 그러나 2026년 초, 이 정체된 흐름을 깨뜨리는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균열이 포착된다. 2026년 2월, 클라우디오 코르도네(Claudio Cordone) UN 시리아 부대표는 안전보장이사회 보고를 통해 시리아가 중대한 역사적 분기점에 서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총성이 잦아든 자리에 행정의 논리가 스며들기 시작한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시리아의 4가지 반전을 분석한다.
[반전 1] 총성 대신 행정이 들어서다: 북동부 쿠르드 지역의 통합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북동부 쿠르드 거주 지역과 중앙 정부 사이에서 진행 중인 ‘소프트웨어적 통합’이다. 과거의 군사적 대치와 달리, 현재는 대통령령을 근거로 쿠르드족의 언어, 문화, 시민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행정적 결합이 속도를 낸다. 하사카와 카미실리 도심에는 이미 내무부 병력이 배치되기 시작하며, 단순한 무력 배치를 넘어선 정치적 임명과 지방 행정 조정을 위한 고도의 협상이 진행된다. 다마스쿠스 정부의 이러한 행보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 시가전 대신, 행정적 포섭을 통해 ‘영토적 통합성’을 회복하려는 저비용 고효율의 지정학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UN이 강조한 실향민의 자발적 귀환을 통합 프로세스에 포함한 것은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영민한 포석이라 할 수 있다.
[반전 2] 상징적 주권의 회복: 공항 반환과 석유 시설 방문
시리아 정부는 실질적인 행정 권위가 회복되었음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상징적 조치들을 이어간다. 전략적 요충지인 카미실리 공항이 중앙 정부로 반환된 것이 대표적이다. 공항은 단순한 교통 시설을 넘어, 국가의 행정력이 해당 지역에 물리적으로 도달했음을 입증하는 주권의 상징이 된다. 또한, 중앙 정부 장관들이 북동부의 핵심 자산인 석유 시설과 아이눌아랍 지역을 직접 방문한 점도 무게감이 다르다. 이는 단순한 현장 점검이 아니라, 분열되었던 국가의 신경망을 재연결하겠다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다. 이러한 행보는 국제 사회에 시리아가 다시 ‘통제 가능한 국가’로 기능하고 있음을 과시하는 효과를 거둔다.
[반전 3] 사법권의 외주화: ISIS 용의자들의 이라크 이송
시리아 북동부 수용 시설의 뇌관이었던 ISIS 용의자들의 처우 문제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감지된다. 다수의 시리아 및 외국인 ISIS 용의자들이 최근 이라크로 이송되고 있으며, 이들은 이라크 사법 체계 하에서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이는 시리아 내 사법 체계의 과부하와 보안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이웃 국가와 협력하는 ‘사법적 부담의 이전’이다. 자국 내 안보 리스크를 외부로 분산시키는 동시에, 인접국과의 공조를 통해 지역 내 테러 위협을 관리하려는 지극히 실용적인 접근법이라 분석된다.
[반전 4] 남부의 새로운 긴장: 농경지를 겨냥한 ‘에코사이드’
북부의 안정화 분위기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곳은 남부 접경 지역이다.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과 수색 작전은 여전히 시리아의 주권을 위협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보고된 이스라엘의 항공 제초제 살포는 단순한 군사 작전의 차원을 넘어선다. 농작물과 목초지를 겨냥한 제초제 살포는 시리아 민중의 생존 기반을 파괴하는 ‘에코사이드’이자 일종의 ‘경제적 전쟁’이다. 이는 1974년 ‘병력 분리 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며, 북부에서 공들여 쌓아 올린 안정화 노력이 외부 요인에 의해 언제든 무너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시리아 주권의 취약점이라 하겠다.
통합과 분열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2026년의 시리아는 통합의 서사와 분열의 위기가 공존하는 복잡한 양상을 띤다. 북동부의 행정적 통합과 권리 보장이라는 긍정적 지표는 내전 종식의 희망을 주지만, 남부의 영토 침해와 에코사이드 위협은 시리아의 앞날이 여전히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임을 상기시킨다.
행정적 통합과 영토 주권 회복이라는 거대한 과제 앞에서, 시리아는 과연 과거의 비극을 딛고 온전한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 현재 진행 중인 이른바 ‘2026년 시리아 모델’은 다른 지역 분쟁 해결의 청사진이 될 수도, 혹은 또 다른 갈등의 경고판이 될 수도 있다. 국제 사회는 시리아가 걷고 있는 이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종착역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