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외국인 등의 부동산 투기 차단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해외 자금의 유입 경로를 촘촘히 들여다보고, 거래 단계에서부터 편법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제도에 담았다.
국토교통부는 부동산거래신고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2월 1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외국인 자금의 불투명한 유입과 차명·편법 거래를 원천 차단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조치다.
■ 외국인, 체류자격·183일 거소 여부까지 신고
이제 외국인이 2월 10일 이후 국내 부동산을 매수할 경우, 단순한 인적 사항을 넘어 체류자격(비자 유형), 국내 주소, 183일 이상 거소 여부까지 신고해야 한다.
183일 이상 거소 요건은 소득세법상 거주자 판단 기준과 연결되는 핵심 요소다. 정부는 이를 통해 외국인의 실질적 국내 체류 여부와 납세 의무 대상 여부를 함께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 소유가 아닌, 체류 실태와 자금 흐름까지 함께 보겠다는 의미다.
■ 자금조달계획서, 해외예금·가상화폐까지 포착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2월 10일 이후 주택 거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자금조달계획서와 입증 서류 제출이 의무화된다.
특히 자금조달계획 항목에 해외예금, 해외대출, 해외 금융기관명 등 해외 자금 조달 내역이 구체적으로 포함된다. 기타 자금 항목에는 기존의 주식·채권 매각 대금뿐 아니라 가상화폐 매각 대금까지 추가된다.
자기자금 항목에는 국내 예금과 함께 해외 예금이 명시되며, 현금 항목에는 외화 금액과 반입 신고 여부를 적어야 한다. 차입금에는 해외 금융기관 대출과 사업자 대출도 포함된다.
자금의 출처를 한 단계 더 깊이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다. 음성적 자금 이동이나 편법 증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메시지다.
■ 모든 매매계약, 계약서·영수증 첨부 의무
2월 10일 이후 체결되는 모든 부동산 매매계약은 국적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여부를 불문하고 거래신고 시 매매계약서와 계약금 영수증 등 지급 사실을 입증하는 서류를 반드시 첨부해야 한다.
중개거래의 경우 공동신고라도 계약서와 계약금 영수증을 제출해야 한다. 다만 직거래에서 거래당사자가 공동으로 신고하는 경우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첨부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허위 계약이나 다운계약, 자금 출처 은폐 등 탈법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 지난해 416건 적발…올해 합동 점검 확대
정부는 이미 지난해 외국인의 부동산 불법행위에 대한 기획조사를 벌여 총 416건의 위법 의심 사례를 적발했다. 주택 326건, 오피스텔 79건, 토지 11건이 포함됐다. 적발 사례는 관세청,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됐다.
올해 3월부터는 지자체와 합동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8월부터는 이상거래 기획조사에 착수해 해외 자금 불법 반입 여부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이번 개정으로 불법 자금 유입과 편법 거래를 보다 촘촘하게 점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필요하면 제도 개선도 병행해 실수요자가 보호받는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신고 항목 추가를 넘어, 외국인 자금 흐름 전반을 관리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거래를 앞둔 수요자라면 강화된 신고 의무와 제출 서류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제도의 촘촘함이 곧 단속의 정밀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의 : 1544-8421
부블리에셋 이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