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사이트뉴스 박주환 기자] 누군가에게 복권은 일주일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설렘’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인생 역전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경기도 이천의 랜드마크가 된 ‘더 황금복권마트’ 박광석 대표에게 복권은 그보다 훨씬 숭고한 의미, 즉 ‘생존의 증거’이자 ‘희망의 실체’다. 전신마비라는 거대한 벽을 허물고 3층 규모의 ‘황금빌딩’ 경영자로 우뚝 서기까지, 박 대표가 걸어온 길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와 같은 기적의 기록이다.
박광석 대표의 시계는 1989년, 서른한 살의 젊은 나이에 잠시 멈췄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 1급 지체장애 판정은 건실했던 청년의 모든 꿈을 앗아갔다. 그러나 박 대표는 좌절하는 대신 “죽을 각오로 살아보자”며 재활에 매달렸다. 매일 살을 깎는 듯한 통증을 견디며 재활에 매달린 끝에 그는 다시 일어서서 걷는 기적을 일궈냈다. 이 경험은 훗날 그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헌신하게 된 결정적인 동력이자, 그의 경영 철학인 ‘열 배의 노력’을 정립하는 기반이 되었다.
재활 성공 후 2004년, 그는 경기도 이천 송정동의 허허벌판에 작은 복권 판매점 ‘황금복권마트’를 창업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매일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 매장을 지켰고, 하루 단 2시간만 잠을 자는 초인적인 성실함으로 버텼다. 그 땀방울은 숫자로 증명되었다. 현재까지 로또 1등 당첨자 7명, 2등 50번, 스포츠토토 1등 13번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세우며 전국적인 ‘로또 명당’ 반열에 올랐다. 작은 가설 건축물에서 시작한 매장은 이제 3층 규모의 번듯한 ‘황금빌딩’으로 성장하며 지역 상권의 중심이 되었다.
박광석 대표가 운영하는 ‘더 황금복권마트’는 입구부터 여타 매장과 분위기가 다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불편함 없이 진입할 수 있도록 경사로를 정비하고, 매장 내부 동선을 넉넉하게 확보했다. 사소해 보일 수 있는 변화지만, 이는 박 대표가 장애인들의 권익에 대해 평소 가져온 깊은 고민의 결과물이다.
“매장을 처음 열 때부터 다짐했던 것이 있다. 신체적 제약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 매장을 찾는 장애인 고객들이 ‘환영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를 원했다. 그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소통이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박광석 대표의 이러한 배려는 장애인 고객들 사이에서 금방 소문이 났으며 지금도 단순히 복권구매만이 아니라, 박 대표와 따뜻한 안부를 나누기 위해 들르는 단골 장애인 고객들이 늘고 있다. 그는 고객 한 명 한 명의 눈을 맞추며 건네는 인사가 그들의 고립감을 해소하는 첫걸음이라고 믿는다.
박광석 대표의 진심은 경영 방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복권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지역 내 장애인 복지 시설과 자립 지원 단체에 꾸준히 후원해 오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를 ‘기부’라는 거창한 단어로 포장하는 것을 경계한다. 박 대표는 “복권 기금 자체가 이미 공익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나는 그 과정을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실천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장애인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경제적 자립이다. 일시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그분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한다.
장애인들을 위한 박광석 대표의 복지 활동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는 (사)한국교통장애인협회 이천시지회를 직접 창립하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회장직을 역임하며 지역 장애인 복지의 기틀을 닦았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운영비와 사업비를 상당 부분 자신의 사비로 충당했다는 사실이다. 회장 재임 시절, 교통사고 유자녀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장학금을 지원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안전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또한, 공공기관과 다중이용시설에 휠체어를 비치하고 장애인 전용 주차장을 설치하는 등,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장애인 접근성 권리’를 현장에서 직접 쟁취해 나갔다. 박 대표는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은 책상 위 이론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주차 공간 하나, 휠체어 한 대를 확보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기 때문”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활동 영역은 특정 단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장애인골프협회, 곰두리봉사회 등 다양한 조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으며 중도장애인들의 재활과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해 헌신해 왔다. 최근에는 지역 어르신들과 청각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직접 청각관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이명과 난청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무료 검사를 진행하며, 소외된 이웃의 닫힌 귀와 마음을 동시에 열어주고 있다. 박 대표는 “장애인이 성공하려면 비장애인보다 열 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이 말은 사회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스스로 한계를 규정짓지 말고 당당하게 세상에 맞서라는 스스로를 향한 다짐이자 후배들을 향한 격려다.
박광석 대표가 장애인 활동에 집중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벽’ 때문이다. 장애를 가진 이들이 사회 활동을 할 때 겪는 차가운 시선이나 물리적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는 복권이라는 대중적인 매개체를 통해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복권 당첨은 확률의 문제이지만, 행복은 나눔의 문제다. 당첨자가 배출될 때마다 그 기운이 장애인 이웃들에게도 전달되기를 기도한다. 행운이라는 것은 나눌수록 커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웃으며 행운을 꿈꾸는 공간, 그것이 내가 그리는 진정한 ‘더 황금복권마트’의 청사진이다.”
장애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 곁을 지키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싶다는 박광석 대표. 앞으로도 장애인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할 것이라는 그의 시선은 이미 매장의 문턱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장애인과 함께 공존하는 따뜻한 미래를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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