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0. [종합] ‘증권주 '정책 랠리'에 코스피 들썩… 부동산은 30대 '패닉바잉' 귀환
증시, 거래대금 폭증·상법 개정 기대감에 증권주 95% 폭등 부동산, 서울 아파트 53주 연속 상승 속 '갭투자' 꿈틀… 청년 주택은 '공급 절벽' 글로벌, 中 '뇌 임플란트' 기술 굴기… IMF "중국 수출 위주 성장, 세계 경제 타격" 경고

2026년 2월, 한국 경제가 자산 시장의 뜨거운 열기와 구조적 과제 사이에서 숨 가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증권 시장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각종 규제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부동산 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가격 급등세와 공급 부족이라는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한편, 글로벌 무대에서는 중국의 첨단 기술 추격과 수출 밀어내기에 대한 국제기구의 경고음이 커지는 상황이다. 본지는 20일 입수한 주요 경제 지표와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현재 시장의 흐름을 심층 분석했다.
◇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증권주, 3대 호재 업고 '질주'
국내 증시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증권주'다. KRX 증권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95.49% 폭등하며 전체 테마 지수 중 압도적인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 지수 상승률(49.21%)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19일 기준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주가가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러한 '증권주 랠리'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호재가 작용했다. 첫째, 증시 활황으로 인한 거래대금 급증이다. 지난달 국내 주식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2조 3,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39%나 폭증했다. 이는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 직결로 이어진다. 둘째, '제3차 상법 개정안'에 따른 주주 환원 기대감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개정안이 추진되면서 자본 배분 전략에 민감한 금융사들의 주가가 재평가받고 있다. 셋째, 토큰증권(STO)의 제도권 편입 가시화다. 이는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주목받으며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의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배당주'의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 요건을 충족한 기업들이 배당 기준일을 2월 말로 옮기면서, 전통적인 '찬 바람 불 때 배당주'라는 공식이 깨지고 '봄 배당' 트렌드가 자리 잡았다. KB금융,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굵직한 대형주들이 2월 말을 배당 기준일로 설정함에 따라,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와 맞물려 기술주에서 배당주로의 수급 이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시장의 건전성 제고를 위한 칼날도 예리해졌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부실기업의 신속 퇴출을 위해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가동했다. 1년 6개월까지 부여하던 개선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고, 지배주주가 동일한 여러 기업에서 상폐 사유 발생 시 통합 심사를 진행하는 등 '좀비 기업' 솎아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시장 전반의 신뢰도를 높여 코스피 5,600시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 부동산, 53주 연속 상승… "지금 아니면 못 산다" 30대 귀환
주식 시장 못지않게 부동산 시장도 뜨겁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5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1월 평균 매매가가 10억 원에 육박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30대의 귀환이다. 지난해 서울 집합건물 생애 최초 매수자 중 30대 비중이 49.84%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전형적인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공포) 현상'으로 진단한다. 일부 지역 가격이 전고점을 뚫고 오르자, 대출 규제 속에서도 젊은 층이 '패닉 바잉'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강남권 진입이 막히자 성동구(64.9%), 영등포구(60.3%) 등 '마용성'과 한강 벨트로 30대 매수세가 집중됐다.
강남권 등 핵심지에서는 '실거주 의무 유예'를 틈탄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자, 압구정 현대, 헬리오시티 등에서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이른바 '세 안고'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5월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급처분하려는 매물들이 시세보다 낮게 나오면서, 현금 동원력이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주택 공급의 사각지대에서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청년안심주택'은 공사비 급등과 낮은 임대료 책정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봉착해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지난해 인허가 건수는 '0건'에 그쳤다. 3.3㎡당 공사비가 800만 원대로 치솟았지만, 임대료는 시세의 75~85% 수준에 묶여 있어 사업성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을 둘러싼 갈등도 변수다. 성남시는 분당신도시의 재건축 인허가 물량이 1만 2,000가구로 묶인 것에 대해 "명백한 역차별"이라며 정부에 물량 확대를 공식 요구했다. 재건축 수요가 다른 신도시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분당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 규제라는 비판이다. 이는 향후 수도권 주택 공급 속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불안 요소로 꼽힌다.
◇ 긴박한 글로벌 경제… 中 기술 추격과 IMF의 경고
시선을 밖으로 돌리면 기술 패권 경쟁과 거시 경제 리스크가 상존한다. 중국은 인공지능(AI) 로봇에 이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분야에서도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뉴로엑세스'가 전신마비 환자 뇌에 칩을 이식해 커서를 조작하는 데 성공하는 등,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뉴럴링크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이는 전기차에 이어 바이오테크 분야에서도 중국발 기술 공습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거시 경제 측면에서는 중국의 '수출 밀어내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이 교역 상대국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며, 소비 주도형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2030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무역 불균형 심화와 이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한국 수출 경제에 미칠 파장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빅테크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도 거세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미국 법원에서 청소년 SNS 중독 방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알고리즘의 유해성 논란은 단순한 윤리 문제를 넘어,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총평
2026년 2월의 경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 증시는 정부 정책과 유동성의 힘으로 전례 없는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실물 경제의 한 축인 부동산은 가격 급등에 따른 주거 불안과 공급망 붕괴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기술 굴기와 무역 갈등이 리스크로 작용 중이다. 투자자들은 쏟아지는 호재에 환호하면서도, 시장 이면에 도사린 과열 신호와 구조적 불균형을 냉철하게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되, 배 밑바닥에 구멍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