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건축물 화재 안전을 강화하면서도 기업의 절차 부담은 덜어주는 방향으로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를 개편한다. 공장이전이나 설비교체 시 반복되던 성능시험을 합리적으로 완화하고, 방화문과 자동방화셔터 기능을 결합한 ‘복합 방화셔터’ 품목을 새로 도입해 안전성과 공간 활용도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19일 “공장이전·설비교체 시 성능시험을 제외하고, 새로운 방화셔터 품질인정 품목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건축자재등 품질인정 및 관리 세부운영지침’ 개정안을 2월 20일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품질인정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지난해 6월 행정예고한 내용을 토대로 건축자재 업계와 협회,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기업 부담은 줄이고, 안전기준은 높이고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는 화재 안전성이 중요한 자재에 대해 명확한 성능 기준을 제시하고, 기준에 맞게 제조·시공하도록 관리하는 제도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품질인정기관으로서 내화구조, 방화문, 자동방화셔터, 내화채움구조, 복합자재(샌드위치패널) 등 5개 주요 건축자재에 대해 품질인정서를 발급하고 있다. 성능시험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는 인정서가 발급되며, 유효기간은 3~5년이다.
그동안 기업은 제품의 품질인정을 받을 때 성능시험을 거쳐야 했고, 이후 생산 여건이 바뀔 때마다 제품별로 다시 성능시험을 받아야 했다. 단순한 공장이전이나 설비 고도화에도 동일한 절차가 적용돼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공장이전이나 동등 이상 성능의 설비교체 시에는 성능시험 대신 관련 서류 검토와 공장 확인으로 안전성을 확인하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기업의 투자 의지를 높이면서도 안전 기준은 유지하겠다는 판단이다.
또 품질인정 취소 등 징계 여부를 심의하는 운영위원회 절차에서 중소기업의 대응 부담이 크다는 점을 반영해, 희망하는 경우 협회가 전문 의견을 제출하거나 현장점검에 참관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했다.
‘복합 방화셔터’ 신설…대형 건축물 수요 반영
기존에는 방화문과 셔터가 일체형으로 구성된 ‘일체형 방화셔터’가 사용돼 왔으나, 화재 시 시인성이 낮고 충격에 취약하다는 한계로 2022년 1월 31일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현행 규정은 자동방화셔터를 60분 방화문으로부터 3m 이내에 별도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화재 발생 시 재실자가 방화문을 통해 계단실 등으로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대형 쇼핑센터 등 복합·대형 건축물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개방공간에 별도 방화문을 설치할 경우 공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현장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방화문과 자동방화셔터 기능을 하나의 제품으로 인정하는 ‘복합 방화셔터’ 품목을 신설했다. 새 기준은 방화문과 방화셔터의 성능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하며, 여기에 내충격성과 개폐 성능 기준을 추가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무작위 점검 확대…2027년 통합관리 플랫폼 도입
정부는 품질인정 자재의 제조·시공 관리도 강화한다.
제품이 인정받은 대로 제조·시공되는지 점검을 이어왔으나, 일부 현장에서 부적절한 시공 사례가 확인됐다. 특히 내화채움구조 부실 시공 제보가 늘면서 시공 중인 현장과 준공 현장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무작위 선별과 제보 기반 점검을 확대해 관리 사각지대를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IT 기술을 활용한 ‘건축자재 통합관리 플랫폼’ 도입도 추진한다. QR코드 기반 무늬정보와 앱을 통해 제조·유통·시공 이력을 기록하고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2027년 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플랫폼 운영 근거를 담은 건축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정승수 국토교통부 건축안전과장은 “이번 세부운영지침 개정을 통해 건축자재 화재안전성은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현장의 절차상 불편과 기업 애로는 과감히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개정안 전문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누리집에서 2월 20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1544-8421
부블리에셋 이윤주 기자(daypla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