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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칼럼, " 혁명적으로 불렀던 <은혜>"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신의 악단>을 관람했다. 거의 1년 만이었다. 영화인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하지만, 사실 나는 영화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 최근에 <신의 악단>이라는 영화가 100만 명을 넘겼다는 소문을 듣고 가족들과 함께 갔었다. 내용은 ‘NGO에서 2억 불을 줄 터이니 교회를 짓고 부흥회를 열어, 감독관들이 보는 앞에서 찬양을 하라!’는 요구에서 시작된다. 


사실 평양은 과거 <동방의 예루살렘>이었다. 그런데 공산화가 되면서 북한의 2,000여 교회가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졌다. 현재 장대현 교회 그 자리에는 <김일성> <김정일>의 동상이 서 있다. 공산당은 제일 먼저 교회를 부수고, 목회자들을 모두 척살했다. 그러니 북한에는 교회가 없어진 지 오래다. 그런데 한국에서 세계 최대 행사인 <88 올림픽>이 열리게 되자, 북측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세계 청년 대회>를 소집하고 대대적인 준비를 했었다. 북한의 김일성 정권은 외화벌이에 가장 좋은 것이, 서양의 기독교 지도자들과 한국의 목사들을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봉수 교회>와 <칠골 교회>를 세우고, 가짜 기독 조직인 조그련(조선 그리스도교 연맹)이라는 것을 만들어 활동했다. 이는 외국으로부터 달러를 받으려는 북한 공산당의 수작이었다. 물론 과거에 잘 믿었던 부모 아래 신앙 훈련을 받은 자손들은 순전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숨어서 신앙을 지켜야 했다. 왜냐하면 자기의 신앙을 밝히면 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의 지하교회는 완전히 비밀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지금도 북의 공산당 아래에서는, 예수 믿는 것이 발각되면 노동교화소로 끌려가 혹독한 댓가를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배경으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북한의 김일성 정권은 순전히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서양 기독교 지도자들 앞에서 가짜로 찬양하도록 명령을 내린다. 당은 찬양 연습의 총괄자로 보위부 소속 소좌 1명과 그를 따르는 대위를 붙여 단원들을 감시케 한다. 그리고 그들은 뼛속까지 공산주의인 단원들에게 철저한 기독 신자 노릇을 연출시켰다. 단원들은 당의 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었고, 진짜처럼 찬양하기 위해 남측의 기독교 집회를 T.V로 보면서 열심히 준비에 들어갔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가? 단원들과 책임자 2명이 찬양을 부르면 부를수록 그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서 가짜가 진짜로 변화되는 역사가 나타난 것이다. 나는 그 장면에 깊이 빠져들었고, 어느새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의 신앙은 몇 가지 기독교 진리를 아는 것으로 채우지 않고,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겸손히 창조주 하나님만을 앙망하는 그들의 모습이 찬양 가운데 변화되어 가는 것이 너무나 감동으로 다가왔다.


나는 65년 전 박윤선 목사님이 개척했던 서울 동산교회 주일학교 전도사로 사역했다. 하루는 목사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정 조사!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어린이 찬송만 가르치지 말고, 장년 찬송을 많이 가르치라우! 아이들 찬송만 가르치면 얼마 후에는 모두 잊어버리지만, 장년 찬송가를 100여 곡 가르쳐 놓으면 후일 장성해도 그 찬송이 입에 익어 환란, 시험, 곤고가 있을 때, 하나님 앞에 다시 돌아오지 않겠소!”하시는 것이다. 그 생각을 하면서 나는 영화에 더욱 몰입했고, 내가 아는 찬송이 흘러나올 때마다 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신의 악단>에서도 신자들은 이미 알고 있고, 비신자도 들어 본 적이 있는 찬송이 흘러나왔다.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예수께로 나갑니다...>를 불렀던 박 소좌의 찬송은 감동 그 자체였다. 어쩌면 그는 그 찬송을 부르면서 부모 세대 또는 조부모 세대가 불렀던 찬송을 기억했을지 모른다.


물론 현대 음악(Contemporary Music)도 젊은이들에게 중요하지만, 예로부터 전해 온 작사, 작곡가들이 썼던 찬송이 교회에서, 우리 삶 가운데 더 많이 불렸으면 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감독과 작가가 전면에 내세운 <은혜>라는 CCM 곡은 청중들을 더욱 영화에 몰입시켰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에서도 대예배 마지막 곡으로는 <은혜>라는 찬양을 꼭 부른다. 그런데 이 찬양에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체 주어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즉 ‘누구의 은혜인가!’라는 신앙의 고백이 전혀 없다. 마지막에 은혜! 은혜! 를 외치는 것은 일반 은혜(Common Grace)이다. 「아침 해가 뜨고 저녁의 노을」이 은혜라는 것이다. 물론 이는 하나님은 만유와 만사를 섭리하시며 관리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이란 뜻일 것이다. 이런 흐름으로 곡이 끝날 때까지 은혜를 강조한 것은 감사한 일이나 주어가 빠진 것이 너무도 아쉽다. 


그러므로 죄에서 우리를 속량해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장 본질적인 십자가의 은혜를 모른다면, 제대로 된 신앙고백은 있을 수 없다. 물론 저자는 이와 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아무리 잘 훈련되고 철저히 세뇌된 공산주의 자들이라 할지라도 찬송을 부를 때(비록 그것이 거짓이어도) 성령 하나님의 역사는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전재한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불렀던 주인공의 「고통에 멍에 벗으려고 예수께로 나갑니다. 자유와 기쁨 베푸시는 주께로 갑니다」라는 찬송은, 듣는 이로 하여금 크나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 영화를 한국의 모든 기독교인과 탈북민들이 꼭 한번 시청하기를 권한다.


지금의 자유대한민국에서 이토록 자유롭게 찬양하고, 기도하고, 말씀 듣는 것을 <하나님의 크신 은혜>인 줄 아는 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작성 2026.02.20 21:07 수정 2026.02.2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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