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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이 있는데 발음치료만 한다고요? 부모-자녀 긴장을 놓치는 위험한 접근 ― 유아 틱 증상에서 PCIT가 먼저 필요한 이유

틱을 ‘고쳐야 할 문제’로만 보면 놓치게 되는 것들

유아 틱의 핵심은 ‘통제’와 ‘긴장’이다

PCIT가 틱 개입에서 중요한 이유

[놀이심리발달신문] 틱이 있는데 발음치료만 한다고요? 부모-자녀 긴장을 놓치는 위험한 접근 ― 유아 틱 증상에서 PCIT가 먼저 필요한 이유  홍수진 기자 

틱을 ‘고쳐야 할 문제’로만 보면 놓치게 되는 것들

 

아이가 눈을 자주 깜빡인다. 어깨를 들썩이거나, 헛기침 소리를 반복한다. 부모는 당황한다. 혹시 습관인가, 버릇인가, 아니면 신경학적 문제인가. 그러다 아이가 발음도 또래보다 조금 부정확하다는 말을 듣게 되면 자연스럽게 결론을 내린다. “일단 발음치료부터 받아보자.”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틱은 발음 기관의 문제가 아니다. 혀의 위치, 입술의 근육, 조음 조절의 문제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다. 틱은 대개 긴장과 각성의 신호다. 아이의 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을 때, 정서적 압박을 느낄 때, 통제받고 있다고 느낄 때 더 자주 나타난다.

 

그런데 발음치료는 아이에게 “더 잘해야 하는 과제”를 추가한다. 이미 긴장 상태에 있는 아이에게 또 다른 수행 요구가 더해진다. 그 순간, 틱은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 틱을 ‘증상’으로만 보고, 아이가 처한 관계적 맥락을 보지 못하면 치료는 방향을 잃는다.

 


유아 틱의 핵심은 ‘통제’와 ‘긴장’이다

 

유아기 틱은 대개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지속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은 아이의 환경적 긴장도다. 특히 부모-자녀 상호작용에서 다음과 같은 패턴이 반복될 때 틱은 강화될 수 있다. “그거 하지 마.” “눈 깜빡이지 말라고 했지.” “왜 자꾸 그래?” “똑바로 말해봐.”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지로 조절하기 어려운 움직임이나 소리를 지적받는다. 그 지적은 다시 긴장을 만들고, 긴장은 틱을 자극한다. 부모는 더 통제하려 하고, 아이는 더 불안해진다. 악순환이 시작된다. 이때 발음치료는 어떤 메시지를 줄까. “너는 지금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 

 

틱을 보이는 아이에게 수행 중심의 치료는 무의식적으로 ‘나는 부족하다’는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예민하고 민감한 기질의 아이일수록 이런 압박에 더 취약하다. 그래서 유아 틱에서는 기능적 접근보다 관계적 접근이 먼저다.

 


PCIT가 틱 개입에서 중요한 이유

 

PCIT(Parent-Child Interaction Therapy)는 단순한 놀이치료가 아니다. 부모-자녀 상호작용을 구조적으로 재설계하는 치료 모델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부모의 지시와 통제를 줄이고, 아이 주도의 상호작용을 늘린다. 둘째, 비판과 교정보다 긍정적 반응과 정서적 안정 신호를 강화한다.

 

틱을 보이는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하지 마”라는 통제가 아니라 “괜찮아, 너는 안전해”라는 신호다. PCIT는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즉각 교정하는 대신, 아이의 긍정 행동을 찾아 구체적으로 반응하도록 훈련한다. 예를 들어, 기존 방식에서는 “눈 깜빡이지 말고, 엄마 말 들어.”였으나, PCIT 접근에서는 “지금 엄마랑 눈 맞추고 이야기해줘서 고마워.”라고 반응한다.

 

이 작은 차이가 신경계의 각성 수준을 낮춘다. 아이는 감시받는 존재가 아니라 연결된 존재가 된다. 틱은 통제 대상이 아니라 긴장 신호로 이해된다. 실제로 많은 사례에서 부모의 반응 방식이 바뀌면서 틱 빈도가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틱을 직접 억누르지 않았는데도 줄어든다. 이유는 단순하다. 긴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발음치료는 언제 필요한가

 

발음 문제가 분명히 존재한다면, 물론 발음치료는 필요하다. 그러나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틱이 현재 진행 중이고, 부모-자녀 상호작용이 긴장 상태라면, 수행 기반 치료보다 관계 기반 안정화가 먼저다. 신경계가 안정된 이후에야 언어적 수행 훈련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기초가 흔들린 상태에서 기술을 쌓으면, 아이는 계속 부담을 느낀다. 그 부담은 또 다른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틱은 아이가 보내는 신호다. “지금 나 좀 편하게 해줘.” 그 신호를 무시한 채 발음 교정부터 시작하는 것은, 열이 나는 아이에게 해열제 대신 숙제를 더 주는 것과 같다.

 


틱은 고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다

 

유아 틱은 무조건적인 교정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의 정서적 각성과 환경적 긴장을 반영하는 표현일 가능성이 크다. 발음치료만으로 접근하면 증상의 일부만 건드릴 뿐, 근본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오히려 수행 압박이 더해져 틱을 강화할 위험도 있다. 부모-자녀 상호작용의 긴장을 낮추는 것, 아이가 통제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연결된 존재로 경험하는 것, 그 안전감이 먼저다. 

 

PCIT는 바로 그 지점을 다룬다. 혹시 지금 아이의 틱이 걱정되어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이렇게 물어보길 바란다. “우리 아이는 지금 편안한가?” “나는 아이를 고치려고 하고 있는가, 아니면 이해하려 하고 있는가?” 관계가 바뀌면 증상은 달라진다. 치료의 방향은 기능이 아니라 연결이어야 한다.

작성 2026.02.20 22:32 수정 2026.02.2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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